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휘호의 인기가 육필 원고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30일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센터에서 열린 미술품 경매에 처음 출품된 박 전 대통령의 육필 원고와 가족사진 세트는 추정가(1천5백만∼2천5백만원)의 3배 이상인 7천8백만원에 낙찰됐다. 이 가격은 지난 4월 경매에서 박 전 대통령의 휘호 중 최고가인 6천3백만원에 팔렸던 '개척과 정신'을 경신했다. 육군인쇄공창에서 만든 원고지 18장에 펜으로 쓴 육필 원고(1961년께 추정)는 5·16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역사관 민족관 정치관을 소상하게 피력한 것으로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함께 출품된 사진은 박 전 대통령이 1977년께 당시 영애(令愛)였던 박근혜 현 한나라당 대표와 함께 포즈를 취한 흑백 사진이다. 또 이날 경매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77년 신년초에 쓴 '국민총화 총화단결'이 지금까지 출품된 휘호 최고가보다 1백만원 적은 6천2백만원에 낙찰된 반면 박 전 대통령의 다른 가족사진 2점은 유찰됐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육필 원고와 가족사진 세트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가격에 팔린 것은 사진보다는 육필 원고의 역사적 가치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