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이 돌아왔다." 대신증권 동원증권 등 메이저 증권사들은 최근 현대건설을 "돌아온 거인"에 비유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았다. 채무 재조정,자구 노력,해외부문 수익성 향상,공공부문 수익력 제고 등을 통해 현대건설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 보고서의 요지다. 현대건설은 외환위기와 현대사태를 거치면서 생존의 기로에 섰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현대건설이 재기에 완전 성공했다고 선언했다. 현대건설의 부활은 주택부문에서도 나타난다. 전국 요지에 양질의 아파트를 공급함으로써 잠시나마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해 나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아파트 종가(宗家)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61년 서울의 마포 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70년대 압구정동 현대,80년대 구의·옥수·흑석동 현대,90년대 구의동 현대프라임 등 국내에서 23만5천가구를 공급했다. 더욱이 이들 아파트는 대부분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 아파트로 자리잡았다. 특히 인기주거지역인 강남구 압구정동과 광진구는 현대건설의 자랑이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부(富)의 대명사로 통한다. 강북의 인기 주거지역인 광진구에선 전체 아파트의 44%가 현대아파트로 뒤덮여 있다. 해외 주택건설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건설은 67년 인도네시아 캄란지역 주택,70년 알코바주택단지,80년대 사마라 주택단지,90년대 싱가포르 시그니처 콘도미니엄 등 세계 41개 현장에서 4만6천가구를 공급했다. 세계 곳곳에서 앞선 기술과 노하우로 주택시장을 선도했다. 외환위기를 전후해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주택사업은 2000년대 들어 다시 활짝 부활하고 있다. 6월말∼7월초에는 인천에서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는 9천가구 규모의 구월주공재건축아파트,서울에서는 강남구에 버금가는 인기지역으로 부상 중인 잠실저밀도지구의 잠실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 등을 공급한다. 지난해말 입주한 안양시 호계동 안양 호계 2차 현대홈타운(1천9백97가구)은 이미 지역 대표 아파트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안양 호계 2차 현대홈타운은 첨단·안전·청정·교육·생태 개념이 모두 구현돼 현대아파트의 위상을 한단계 높였다. 현대건설은 종가로서의 확고부동한 이미지에 섬세함을 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주부 아이디어 설계 공모전을 통해 선택된 19명의 참신한 설계안을 아파트에 우선적으로 반영키로 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아이디어는 수건이나 옷가지를 여러 장 겹쳐 걸 수 있는 기능성 행거,욕조에 열선을 넣어 추운 겨울에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열선히팅 욕조,막혀있는 측벽을 활용해 개방감을 넓힌 아이디어 평면,모기를 퇴치할 수있는 엘리베이터,탈부착이 자유로운 발코니 차양 등이다. 신규사업의 일환으로 리모델링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최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했다. 가구수 6백53가구,공사비 1천2백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의 이지송 사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주거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