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24일 "지난 6월초 이라크 바그다드 지사에서 한국인 실종자 '김선일'로 의심되는 인물이 등장하는 비디오테이프를 납치단체로부터 배달받고 한국 정부에 피랍 사실을 문의했으나 확인되지 않아 방송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P통신 잭 스토크스 대변인은 이날 오전 7시 '지난 5월31일 이라크에서 피랍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34)의 피랍 직후 모습'을 자회사인 APTN을 통해 동영상으로 전세계에 타전한 뒤 이같이 경위를 밝혔다. AP통신측은 "6월3일 한국의 외교통상부 모 공무원에게 '김선일로 발음되는 한국인 실종자가 있느냐'고 물었으나 이 공무원은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을 알지 못하며 현재 한국인 중에는 실종이나 포로로 잡힌 사람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AP통신은 "한국인 실종자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이 공무원에게 피랍 관련 비디오테이프를 갖고 있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피랍 시점이 당초 알려진 '6월17일'보다 보름 이상 앞선 '5월31일'로 판명된 상황에서 AP통신이 이같이 보도함에 따라 정부는 위험 국가인 이라크에서의 재외국민 보호를 소홀히 했다는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