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승용차 재고 급증세 ‥ 금융긴축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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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을 고비로 중국의 승용차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재고가 급증, 중국 진출 외국자동차업체의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업체 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자동차시장이 완연한 '수요자 시장(buyer's market)'으로 재편되고 있다.
◆ 수급구조의 변화 =줄곧 증가세를 보이던 월별 승용차 판매대수는 지난 4월 감소세로 돌아선 후 5월에는 전달 대비 13.7%나 줄었다.
이와 함께 재고가 급증, 5월 말 현재 13만대에 이르렀다.
이는 작년 말보다 무려 3배나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현대쏘나타와 같은 중급자동차의 경우 판매대수 대비 재고율이 25%에 이르는 등 판매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이후 판매부진이 심화되면서 올 초 소형 자동차를 중심으로 시작된 가격경쟁이 전 차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5월 상하이GM이 가격인하를 단행한데 이어 상하이폭스바겐ㆍ이치ㆍ둥펑 등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메이저들이 가격전쟁에 뛰어들었다.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하이폭스바겐은 이달 거의 전 차종에 걸쳐 5~10%의 가격인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 원인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긴축 정책이 자동차 판매부진의 1차적인 이유다.
그동안 각 금융회사들은 승용차 판매가의 최고 70%까지 대출을 해줬으나 긴축정책 이후 대출창구를 닫은 상태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시장개방 확대 조치로 자동차 수입이 늘어난 것도 가격 압박 요인이다.
올 1~5월 동안 중국의 승용차 수입은 5만2천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2%가 증가했다.
현대 XG급 수입자동차 가격은 약 26만위안(1위안=약1백50원)선인데 비해 같은급 중국 국내 자동차 가격은 33만위안에 이르는 등 가격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내년에는 특히 수입허가증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자동차 수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시장구조 변화 =자동차 전문가들은 중국승용차 시장이 이미 소비자들이 가격을 주도하는 '수요자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생산만 하면 팔리는 시대에서 수요자를 찾아다니며 마케팅을 해야 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진출 자동차업체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업조직 개편, 전문가 양성, 유통망 재정비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상하이지사의 임기택 차장은 "국제적인 수준으로 볼 때 중국 자동차시장의 재고상황은 아직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며 "그러나 작년 말부터 시작된 재고 급증세는 중국진출 외국업체의 영업전략에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