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일자) '파업부터 하고 보자' 이제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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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의했다고 한다. 13일간이나 계속된 병원 노조 파업이 마무리되자마자 전국 최대사업장 노조가 또다시 파업 운운하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이다. 오는 29일엔 민노총 산하 노조들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총파업까지 예정돼 있어 우려가 더욱 크다.
현대차를 비롯한 노동계는 과연 지금이 파업이나 하고 있을 때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급감하고 있는 자동차 판매실적이 상징하듯 우리 경제는 어렵기 짝이 없다.
실업자가 넘쳐나고 신용불량자가 4백만명에 이르는데 안정된 생활과 최고대우를 누리는 대기업 근로자들이 파업까지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나라경제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사회불안과 위화감만 부추긴다면 국민들로부터 더욱 외면받을 뿐이다.
조합원들의 근로조건과는 직접 관련도 없는 비정규직 차별 철폐, 사회공헌기금 조성 등의 정치적 이슈를 내걸고 하는 파업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노동계는 세계적으로 고착되다시피한 한국 노조의 강성 이미지가 국가경쟁력까지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경제신문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들과 중국인들은 함께 사업하고 싶은 국가로 중국 미국 아세안 등을 지목하고 있을 뿐 한국은 경쟁상대도 되지 못했다.
한국경제신문 설문조사에서도 외국계 기업의 40%가 한국에서의 사업철수를 고려했거나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열악한 노사관계가 주요원인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결과를 보고도 과거의 잘못을 계속 되풀이한다면 나라경제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노동문화도 이젠 정말 달라져야 한다.
제대로 협상도 해보지 않은채 일단 실력행사부터 하고 보는 '선(先)파업 후(後)협상'의 후진적 관행은 하루빨리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노사가 열린 마음을 갖고 서로 한발씩 양보하면서 대화로 풀어가는 합리적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파업은 최후의 수단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