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단체, 한국인 납치 ‥ "파병 철회 안하면 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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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한 무장단체가 한국업체 직원 김선일씨(34)를 납치, 참수 위협과 함께 이라크 철군및 추가파병 철회를 요구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피랍사건은 정부의 추가파병계획에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추진해온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에도 적지 않은 차질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는 20일 오후 10시께(한국시간 21일 오전 4시) 가나무역 직원인 김씨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비디오테이프를 2분 정도 방송했다.
이 비디오테이프에서 자신들을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일신교와 지하드(성전) 조직원'이라고 밝힌 무장 괴한들은 24시간 이내에 이라크 주둔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이들은 아랍어로 "한국 정부와 한국인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며 "우리는 한국군이 이 땅에서 철군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김씨의 생사여부는 한국시간으로 22일 새벽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초췌한 모습의 김씨는 이 비디오테이프에서 "제발 (한국군이) 여기서 나가 달라. 나는 죽고 싶지 않다. 내 목숨은 중요하다"고 애원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15일 이라크에 입국해 최근까지 주로 바그다드에서 활동해 왔으며 지난 17일 바그다드로부터 2백km 떨어진 팔루자 지역에서 미군 부식수송트럭으로 이동중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씨와 함께 이동했던 미국 회사 핼리버튼 계열 KBR 소속의 제3국인 직원 몇 명도 함께 납치됐다"고 말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현대건설 지사장을 비롯 모두 67명의 한국인이 체류 중이다.
이들은 대사관 직원 9명, KOTRA 직원 2명,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 3명 등 14명이며 나머지 53명은 민간 기업인들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