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최초로 사내스카우트 제도를 도입한 외환은행이 새 인사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점장급 인사발령을 한 달째 내지 못해 본부 부서마다 갈 곳 잃은 지점장 후보들이 '인공위성'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기약 없이 대기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지난달 21일 본점 부서장 및 팀장 인사를 단행한 후 지점장급 인사발령을 아직까지 내지 못하고 있다. 은행의 일반적 인사절차는 부서장과 지점장 인사를 동시에 한 뒤 책임자급 행원급 등으로 연쇄이동을 하는 것이지만 외환은행에서는 사내스카우트제도로 인해 이같은 순서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지점장으로 나갈 예정인 본부 부실장급과 부부장급, 해외지점에서 복귀한 부지점장급 등 30여명은 하루 아침에 아무 할 일이 없는 '미아' 신세가 돼 버렸다. 원래 맡고 있던 보직에는 후임자들이 이미 발령을 받았기 때문에 자리와 일을 모두 내주고 하루 종일 놀아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형민 외환은행 상무는 "첫 시행인 만큼 일시적 유휴인력이 생기더라도 시간을 충분히 갖고 적임자 선정작업을 충실히 하려고 했다"며 "실무 절차가 거의 마무리돼 가고 있어 내주 중에는 지점장급 인사발령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