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리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전략 보고회"는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열렸던 노무현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들간 간담회의 후속 모임 성격을 갖고 있다. 청와대 회동 직후 주요 그룹들이 밝힌 중장기 투자확대 및 고용창출 계획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가다듬어 보자는 취지다. 행사의 주체는 전국경제인연합회로 돼 있으나 보고회에는 3백명 이상의 기업인들이 참석하는데다 회의 내용도 정부와 재계의 긴밀한 사전 협의를 통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재계 차원의 행사가 아닌 정.재계 공동의 "경제살리기 대회"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지원에 재차 강력한 의지를 천명할 것으로 알려져있고 투자활성화를 위한 민·관 합동 대토론회도 열릴 예정이어서 최근 주요 경제현안들이 폭넓게 다뤄질 공산이 클 것으로 보인다. ◆5개 기업 투자계획 발표 이날 투자보고회에서는 강신호 전경련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다시 일어서는 한국경제'라는 이름의 간단한 영상물이 방영된다. 이어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이 최근 투자동향 및 활성화방안을 발표한 뒤 삼성 LG SK 등 3개 대기업그룹,웅진식품 ㈜호원 등 2개 중소기업의 전문경영인들이 투자계획을 발표한다. 삼성은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오는 2006년까지 총 70조원 투자에 6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을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은 반도체에 28조원,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에 11조원,정보통신에 7조원 등의 투자금액을 책정해놓았다. LG는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 오는 2010년까지 연구·개발(R&D)부문에 30조원 등 총 57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계획을 밝힌다. LCD가 25조원으로 가장 많고 PDP(1조2천억원)와 2차전지(1조원)도 전략 투자품목으로 소개된다. SK는 신헌철 SK(주)사장이 △정보통신 10조4천억원 △에너지 화학 8조1천억원 △물류서비스 1조5천억원 등 오는 2007년까지 모두 20조원을 투자해 19만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두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에선 웅진식품의 조운호 사장과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인 (주)호원이 투자발표에 나선다. 웅진식품은 향후 5년간 1천1백억원을 투자해 1천3백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토론 벌어지나 이날 보고회에는 주요 기업들이 마음 속에 담아뒀던 얘기들을 여과없이 쏟아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 재계의 기대다. 지난번 청와대 회동이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재계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달라'는 노 대통령의 요청에 재계가 무조건적으로 화답한 성격이 강했다면 이날 보고회는 '재계의 투자 실행방안과 애로사항'에 정부 측이 호응할 차례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보고회 보다는 토론에 더 많은 시간을 배정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기업인과 정부측 인사들 사이에 질의-응답 시간도 별도로 마련될 예정이어서 경우에 따라 각종 규제를 둘러싼 '핫 이슈'들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