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프로골퍼들에게도 '해저드'임이 분명했다. 제법 굵은 빗줄기 속에 17일 용인 프라자CC 라이온코스(파71·길이 6천34야드)에서 개막된 2004제이유그룹오픈골프대회(총상금 3억5천만원)는 첫날 언더파를 친 선수가 10여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2승을 올린 오태근(28·팀 애시워스)은 아마추어 스코어인 14오버파를 치기도 했다. 다른 골프장에 비해 길이가 짧고 페어웨이폭이 좁아 정교한 샷을 구사하는 선수가 유리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첫날 선두에 나선 선수는 장타자 신용진(40·LG닥스·사진)이었다. 신용진은 이날 버디 6,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33·33)를 기록하며 프로 5년차 김종명(28)에게 3타 앞섰다. ▶오후 4시현재 오전에 티오프한 72명 중 60타대 스코어를 낸 선수는 둘 뿐이다. 지난해 상금왕 신용진은 이날 비 때문에 볼이 구르지 않은 조건에서도 장타덕을 톡톡히 보았으며 특히 아이언샷이 뛰어났다. 버디 6개 중 5개가 아이언샷을 홀 4m 내에 붙여 뽑아낸 것이었다. 신용진은 "비가 내린데다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 굴곡이 심해 공략하기 어려웠다"면서도 "최근 아이언샷이 살아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태현 유종구 정재훈 박노석 등 4명이 2언더파 70타로 공동 3위를 이루고 있으며 우승후보들인 박도규 장익제 최상호 김대섭은 나란히 이븐파 72타로 공동 11위에 랭크됐다. 코스가 짧아 '베테랑'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첫날 만 56세의 최윤수(던롭)는 6오버파 77타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최윤수는 "라이온코스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길어 고전했다"고 말했다. '기대주' 오태근은 버디 1,보기 4,더블보기 1,쿼드루플보기(4오버파) 1,퀸투플보기(5오버파) 1개 등을 기록한 끝에 14오버파 85타를 쳤다. 오태근은 컨디션은 이상 없었으나 1번홀과 12번홀(파5)에서 각각 OB 2개를 내며 '하이 스코어'를 기록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