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7개월간 법정관리인으로서 소임을 무사히 마치게 돼 다행스럽습니다. 유통인생의 피날레를 뉴코아 회생에 바친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제1 파산부가 뉴코아의 회사정리절차 종결을 선언함으로써 강근태 법정관리인(57)은 후임 오상흔 대표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로써 뉴코아는 4년 6개월 만에 법정관리상태에서 벗어나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자산이 부채를 넘어서고 작년 12월엔 이랜드가 점포를 일괄 인수,빚 청산을 끝낸 덕분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이 회생,5년 안에 정상화되는 것은 국내 업계에서 드문 사례다. "맨 처음 법원에서 법정관리인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해왔을 때 무척 망설였습니다.이전에 일하던 삼성플라자 전무때와 비교하면 대우가 형편없었죠.더군다나 채권은행들과 상거래채권을 가진 협력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혀 엄두가 나지 않았지요." 일주일 고민한 끝에 법정관리인을 맡기로 결심했다. 2000년 11월 25일 정식 취임식을 가졌다. 조직과 CI(기업이미지) 개편,윤리강령선포 등 혁신적인 조치를 한 달 내내 이어갔다. 노조와 간부들을 중심으로 거부반응이 일어난 것은 당연지사.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경기도 고양의 화정점을 월마트에 매각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도 총력을 쏟았다. "2001년이 되자 코웃음을 치던 간부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게 눈에 띄었죠.이제 되겠다는 확신이 들어 더욱 밀어붙였습니다. 분에 2002년에는 6백20억원,2003년 5백63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노력끝에 정리계획서에 2002년 말까지 5천8백32억원으로 잡혀있던 채무변제대상 금액을 3백59억원 초과,무려 6천1백91억원을 갚았다. 꼭 필요치 않은 땅과 점포를 팔아치우고 돈되는 사업에 매달린 덕분이었다. 회생의 기미가 보이면서 기업인수합병(M&A)시장에서 뉴코아의 가치는 점차 올라갔다. 지난해에는 마침내 이랜드가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그는 원래 72년 공채로 삼성그룹에 들어가 30년 가까이 삼성맨으로 일했다. 90년대 중반 삼성물산에 있을 때 신수종사업으로 불린 유통사업의 밑그림을 도맡아 그렸다. "분당의 쇼핑명소가 된 삼성플라자나 할인점업계 2위인 홈플러스 탄생과정에서 제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거의 없을 정도지요. 초대 삼성플라자 점장도 지냈고요. 유통에 대한 애착이 진한 건 이런 연유 때문입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