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삼성전자 등 가전업계가 대기전력을 최소화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전제품의 전원을 끄더라도 소모되는 전기인 대기전력은 고유가 행진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된데다 미국 EU(유럽연합) 등 주요국들도 대기전력 규제를 강화고 있다. ◆홈네트워크로 대기전력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국내 전자기기의 평균 대기전력은 3.66W로 가구당 연간 3백6kWh(3만5천원)를 대기전력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국가 전체적으로 매년 5천억원가량을 낭비하는 셈이다. 이는 가정 전력소비량의 11%에 달하는 규모로 사용하지도 않는 대기전력을 위해 1백만kW급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중이란 얘기다. 문제는 앞으로 홈네트워크 시대가 도래하면 대기전력 소모량이 몇배 이상 커진다는 데 있다. 홈네트워크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가전제품들이 항시 서로 연결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국들은 오히려 대기전력 규제 강화 홈네트워크로 인해 앞으로 가전제품의 대기전력 소모량은 대폭 늘어나게 될 전망이지만 세계 각국 정부는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1년부터 정부가 사들이는 가전제품의 대기전력을 1W 이하로 제한한데 이어 민간 부문으로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EU는 자율협약 형식을 띠었지만 사실상 의무적으로 가전업체의 대기전력을 낮추도록 규제하고 있다. 오디오는 오는 2007년까지 1W 이하로,TV와 비디오는 2009년까지 3W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규제에 나서 산업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2010년까지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자제품의 대기전력을 1W 이하로 낮추기로 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작성하고 있다. ◆가전업체,'대기전력을 잡아라'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도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업체는 페어차일드 등 전력용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만든 대기전력 절감용 칩 사용을 늘리는 한편 자체적인 기술개발에도 전력을 쏟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페어차일드 칩을 쓸 경우 대기전력을 낮추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제품당 1∼2달러가량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체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각국의 대기전력 규제에 대응한 기술개발을 거의 마쳤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