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개량한 신약(제네릭 의약품) 1∼2개를 선보이겠습니다. 오는 2010년까지 항암제와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 세계적 신약을 내놓겠습니다." 최근 경기도 기흥에 국내 제약업계 최대 규모의 연구센터를 완공한 한미약품의 이관순 연구소장(45)은 "내년에 비만치료제(HM-70106)를 시판하고 내성암에 효과가 뛰어난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에 대한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지난해보다 28.5% 증가한 1백80억원 규모로 늘리고 향후 3년안에 매출액 대비 6% 내외에 불과한 R&D 투자 비중을 10%선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구전담 인력도 현재 1백58명에서 2백50명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센터는 지상 8층,연면적 3천평 규모로 모든 시설이 자동 제어로 통제되는 인텔리전트 빌딩이다. 기기분석실,합성연구실,개량신약 및 신약연구실,유전공학연구실 등이 갖춰져 있으며 특히 실험용 쥐를 동시에 1천마리까지 수용할 수 있다. 그 첫 성과가 바로 다국적 제약사인 미국 화이자의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를 개량한 신약 '아모디핀'의 개발이다. "노바스크의 성분 암로디핀에 캠실레이트라는 염을 붙여 만들었으며 노바스크와 약효 및 안전성(safety)은 동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성(stability)이 높습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원료합성에서 완제품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그는 동남아 등 해외 2∼3개국에 아모디핀 수출을 추진 중이며 이번에 개발한 신규염인 '암로디핀 캠실레이트'에 대해서는 미국과 일본,유럽 등 30여개국에 특허를 출원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특히 "이번에 완공된 연구센터에 신약개발 역량을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벤처기업 1∼2개를 유치해 신약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화학교육과를 졸업한 이 소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과정(화학)을 마친 뒤 84년 한미약품에 입사한 정통 '한미 맨'이다. 그는 입사한지 13년 만에 97년 이사로 초고속 승진했으며 2001년 상무로 승진했다. 이 소장은 "한미약품이 오는 2010년까지 R&D중심의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다지는 데 온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