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증시 대표주자' 삼성전자가 증시 전반에 팽배한 기술주 시장의 부정적 전망속에 조금씩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 외국계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투자 등급이나 목표가가 조금씩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가 완연한데다 증시 전반의 침체한 분위기까지 맏물려 시장을 지탱하는 삼성전자의 힘도 조금씩 약화되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다. 14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외국계 투자은행들. 골드만삭스는 이날 리포트에서 12개월 목표가를 종전 71만5천원에서 56만3천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 수익률 수준'으로 내리면서 최악의 경우 내년 영업 이익이 45%이상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ING역시 이날 코멘트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의견은 유지하지만 목표가는 76만원에서 65만원으로 내렸다. 도이치증권은 일찌감치 지난달 목표주가를 69만원에서 55만원으로 내려잡았고 대신증권도 지난 9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를 64만원으로 내렸다. 삼성전자의 전망 하향에 동참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늘어가는 이유는 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와 휴대전화 부문에서의 실적 악화가 가시화되고 있는데다 반도체 역시 업황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직 하향 움직임에 공개 동참하지 않은 증권사들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술주들의 실적이 단기간내 개선되기 어렵다는 의견은 종종 내비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가 중기적 관점에서 경쟁업체 대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최근 낸드 플래시 반도체와 LCD부문의 둔화세를 감안할 때 향후 3∼4분기 동안 수익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고 ING 역시 "6월에 낸드 플래시 가격 인하가 있었고 휴대전화 마진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 지분율이 60%를 오르내리는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과감한' 하향 의견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도 조금씩 바닥이 뚫리고 있다. 이미 지난 3일 50만원대 아래로 내려온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1일 한 때 연중 최저치인 43만3천원까지 주저 앉더니 이날도 일부 매수세 유입으로 다시 반등을 보이긴 했지만 장초 한 때 42만6천500원으로 다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아울러 지난 4월 60.13%까지 올랐던 외국인 지분율도 서서히 떨어졌다가 이달 2일 58.90%까지 다시 오르더니 지난 11일 기준 58.34%까지 내려온 상태다. 신영증권이 심효섭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20%가량을 차지하는 LCD는 재고 증가와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LCD 부문의 약세는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