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개혁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사무총장 등 국회사무처 고위직 인선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은 14일 여야 원구성 협상이 타결되는 대로 사무총장후보를 지명하는 등 사무처 인선 결과를 발표하기로 하고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현재 경쟁이 가장 치열한 자리는 사무총장직이다. 장관급인 사무총장은 차관급만 2명(입법.사무처장)을 거느리며 국회 업무를 총괄하는 데다 17대 국회에 주어진 주요 과제 중 하나가 국회개혁이란 점에서 그 역할이 과거의 `실무자'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후보군은 열린우리당의 박양수(朴洋洙) 남궁석(南宮晳) 이 철(李 哲) 조성준(趙誠俊) 전 의원 등 4배수로 압축된 상황이다. 이들 중 신당 창당과 총선 과정에서 1등공신의 역할을 한 박 전 의원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 신주류가 탈당을 놓고 고심할 때 `주비위'란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그는 전국구 의원직을 버린 뒤 17대 총선 비례대표 경선에도 불출마했다. 이해찬(李海瓚) 총리지명자를 비롯,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와 이강래(李康來)유시민(柳時敏) 의원이 박 전 의원의 `원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정통 당료 출신인 박 전 의원이 행정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대표이사와 정통부 장관을 지낸 남궁 전 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남궁 전 의원은 특히 아내의 선거법 위반에 책임을 지고 지역구 출마를 포기,당 사무처장으로 백의종군했다. 김 의장과 같은 통추 출신인 이 전 의원과 민주당 출신인 조 전 의원의 경우,각각 부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점, 총선 때 우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됐다가 탈락한 점이 동정론을 얻고 있어 주목된다. 1급인 공보수석을 놓고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당초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의 측근인 김기만(金基萬) 전 우리당 부대변인이유력시됐으나 청와대 386 비서관 출신으로 총선에서 낙선했던 K씨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요직을 지낸 한 인사가 경쟁에 합류하면서 구도가 복잡해졌다. 이에 따라 각각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기용이 예상됐던 김생기(金生基) 조현우(趙賢宇)씨의 거취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자신의 애칭이기도 한 "지둘러(기다려)"를 반복하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주위를 더욱 애태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