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항공회사인 SAS는 1981년 오일쇼크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로 심각한 불황에 빠졌다.


그 해 8백만달러라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규모의 적자를 냈다.


회사가 위기에 직면하자 이사회는 사장을 해임하고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던 39세의 젊은 얀 칼슨을 신임 사장으로 앉혔다.


당시 다른 항공사들은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 보더링(Energy Bordering)'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칼슨은 정반대의 길을 택해 1년 뒤 괄목할 만한 성공을 일궈냈다.


매출 20억달러에 7천1백만달러의 이익을 낸 것.


게다가 유럽 최고의 '비즈니스맨을 위한 항공사'라는 명성까지 얻었다.



칼슨이 적자 항공사를 흑자로 돌려 놓을 수 있었던 전략은 무엇일까.


한 마디로 사람을 현혹시키는 철학, 다시 말해 '고객이 사고 싶어하는 것을 팔아라'는 그의 서비스 마인드에서 비롯됐다.


그는 고객을 직접 만나는 직원들이 서비스보다는 개인적 업무에 정신이 팔려 있고 행정부서는 형식과 보고서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SAS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따라서 직원들의 고정관념을 바꾸는 일이 선결과제였다.


그래서 칼슨은 직원들에게 '고객 중심'의 사고를 가질 것을 요구하고 실천해 나갔다.


칼슨은 "고객 중심 사고가 하부로 계통을 밟아 전달되기를 기다렸다가는 이미 정착도 되기 전에 게임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에 직접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2만여명의 직원들과 미팅을 갖고 고객 중심 사고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전파해 나갔다.


칼슨이 실천한 가장 대표적인 고객 서비스 프로그램은 BMA(Businessman's Airlines Project)였다.


BMA는 스칸디나비아와 유럽 대륙을 낮에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을 위한 서비스다.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에게는 이코노미 고객과 달리 커튼이 쳐진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안락함을 제공하는 등 기존 요금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하나는 '정시출발' 전략이었다.


비즈니스맨의 생명인 시간 엄수를 위한 것이었다.


이 같은 서비스 등의 제공으로 3개월 만에 '유럽에서 시간을 가장 잘 지키는 항공사'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


서비스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면서 이 회사처럼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고객에게 회사의 이미지를 높여 매출 향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서비스 품질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 품질혁신 활동을 전개해온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표준협회는 '2004 한국서비스 대상' 수상업체를 선정하고 15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시상한다.


이번에 한국서비스대상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는 현대백화점 삼성생명보험 삼성서울병원 등 22개사(23개 부문)다.


한국서비스대상은 한국표준협회가 지난 2000년 제정해 실시해 오고 있는 행사로 올해가 5회째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중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부문에서 5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고 호텔 리츠칼튼서울(호텔 부문)과 삼성서울병원(종합병원 부문), 삼성생명보험(생명보험 부문) 등은 4년 연속 대상을 받는다.


또 호텔롯데 롯데월드(테마공원 부문)와 롯데건설(아파트 부문), 삼성테스코(대형할인점 부문) 등은 3년 연속 대상을 탄다.


이밖에 2년 연속 수상하는 기업도 청호나이스(정수기 부문), 롯데관광개발(여행사 부문), 금호개발(렌터카 및 콘도 부문) 등 3개 업체에 이른다.


수상기업은 전년도 매출액, 시장점유율, 전문단체 추천 등을 거쳐 부문별 후보기업을 선정하고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계 학계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위원장 유시정 경기대 경영학부 교수)에서 서류 및 현장심사를 통해 선정했다.


심사는 기업체 부문과 병원 부문을 구분해 평가했다.


기업체 부문은 리더십, 전략, 시스템, 인적자원, 고객만족 및 고객중시, 경영성과 등 6개 분야를 중점 평가했고 병원 부문은 리더십, 전략계획, 환자ㆍ고객 및 시장중시, 정보 및 분석, 지원관리, 프로세스관리, 운영성과 등 7개 분야로 나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이번 심사에서는 서비스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확산시키고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우수 논문도 선정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