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하자 국내 증시가 이미 상투를 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과거의 통계를 감안할 때 OECD선행지수와 종합주가지수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왔기 때문이다. 장재익 동원증권 연구원은 9일 "지난 1월 이후 OECD선행지수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3개월 연속 둔화되고 있다"면서 "선행지수 둔화에 따른 한국증시의 본격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0년 이후 OECD선행지수가 고점을 치고 하락세로 돌아선 경우는 모두 네차례였으며,그 때마다 한국 증시는 예외없이 대세하락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또 선행지수 고점 이후 12개월간 종합주가지수는 평균 23.4%(외환위기 시기 제외)의 하락률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OECD선행지수와 종합주가지수가 동일한 궤적을 그려온 것은 수출위주의 국내경제 구조 때문이라고 장 연구원은 분석했다. 선진국의 경기하락이 한국의 수출경기 모멘텀을 약화시키고 그 결과 기업이익이 감소,주가가 약세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도 "미국 금리인상,중국의 경제긴축,고유가 등 3대 악재가 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주가 반등이 제한적인 것은 OECD선행지수의 둔화세에서 드러나듯 글로벌경기 모멘텀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OECD선행지수가 고점을 치고 완연한 하락세로 돌아서더라도 한국증시의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장재익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4월말 고점에서 이미 22.4%(720선) 하락해 과거 1년간 평균 하락률(23%)에 근접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가격조정보다는 박스권 횡보를 지속하는 기간조정이 전개될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OECD선행지수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7.78%로 피크를 친 뒤 올 1월 7.77%,2월 7.59%,3월 7.18%로 둔화됐다. 이달 중순께 발표되는 4월 선행지수는 고유가 등을 감안할 때 6%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