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국내 금융회사,부동산개발 전문업체 등과 함께 부동산 개발 합작법인을 만들고 부동산 임대·개발업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9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애경그룹의 채형석 부회장(44)은 "복합 상업시설 개발 등을 통해 그룹 3대 사업군인 화학ㆍ생활용품ㆍ유통 중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유통부문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화학이나 생활용품과 달리 유통은 1993년 서울 구로동에 애경백화점을 세우면서 시작해 역사가 짧다"며 "후발 주자인 만큼 신세계나 롯데처럼 부지확보부터 마케팅,운영 등 모든 것을 혼자서 도맡아하기보다 부동산 개발에 따른 임대수익 등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애경백화점에 CGV 영화관, LG슈퍼, 북리브로(대형서점) 등 각 분야 전문업체를 입점시켜 종합 엔터테인먼트 쇼핑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는게 대표적인 예다.


채 부회장은 "그동안 백화점 운영이나 수원역사, 평택역사, 구로동 일대 AK타운 조성사업 등을 통해 쌓은 부동산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문 합작 파트너들과 부동산 개발법인을 설립, 운영함으로써 유통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경그룹은 지난 54년 고(故)채몽인 창업주가 세운 비누 제조회사 애경유지공업이 전신이다.


6ㆍ25로 생필품이 귀하던 시절 '애경세탁비누'(1954년), 세수용 '미향비누'(1956년), 주방세제 '트리오'(1966년)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생활용품 시장의 기초를 닦았다.


1972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창업주를 대신해 경영일선에 나선 부인 장영신 회장은 애경을 30여년 만에 △생활용품 △화학 △유통ㆍ레저 등 3개 분야 16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키웠다.


장 회장은 현재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로 맏아들인 채 부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애경그룹의 작년 매출액은 1조6천억원.


올해는 2조원이 목표다.


채 부회장은 "애경 각 계열사마다 잘 할 수 있는 제품으로 '1등 브랜드'를 만들어내겠다"며 "중국 광둥과 칭다오,베트남에 건설 중인 페인트 공장이 올 하반기에 완공되면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의 면모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애경그룹은 9일 애경백화점 구로점에서 전ㆍ현직 임직원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이날부터 기업이미지(CI) 통합 차원에서 애경산업 애경공업 경신산업 수원역사 등 4개 계열사의 사명도 각각 애경, 애경PNC, 애경PNT, 수원애경역사로 바뀐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