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4:59
수정2006.04.02 05:01
서울 인사동의 문학 카페 '시인학교'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문을 닫았다.
시인 정동용씨가 20년간 운영해 온 '시인학교'는 그동안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등 가난한 문인들의 사랑방 구실을 했다.
그러나 누적된 적자로 임대료마저 내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부터 건물 소유주가 리모델링 계획을 밝히며 여러차례 비워줄 것을 요구했지만 워낙 가진 것이 없는 정씨는 옮겨갈 자리도 구하지 못한 채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간판을 내리게 됐다.
이 곳은 시인 신경림씨,소설가 현기영씨 등 원로 문인을 비롯해 수많은 시인들의 출판기념회 및 시상식 뒤풀이 장소로 애용돼 왔다.
정씨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시인학교'를 즐겨 찾았던 문인들의 육필 원고를 모으고 있다.
이를 책으로 펴내 조금이라도 빚을 갚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문인들은 "문화예술의 거리 인사동에서 문학 사랑방이 사라지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주식회사 형태로 '시인학교'를 되살려 공동 운영하는 방법 등 다각적인 회생 방안을 찾고 있다.
(02)723-9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