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컴퓨터와 더욱 가까이 감정을 교류할 수는 없을까.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컴퓨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인간과 컴퓨터간의 감정적인 상호작용에 대해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7일 소개했다. 인간이 컴퓨터 기술에 강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심리학자와 마케팅 담당자, 컴퓨터 과학자들이 깨닫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독일의 한 자동차제조업체를 예로 들어보자. 이 회사는 많은 남성들이 여성으로부터 길을 안내받는다는데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여성 목소리가 담긴 네비게이션정보시스템을 리콜했다.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컴퓨터와 자동차가 생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두뇌의 일부는 이 기계를 인간처럼 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연구소의 로잘린 피커드 컴퓨터 감성연구팀장은 "사람과 기술의 상호작용은 인간 개개인간의 상호작용과 같은 방법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제 기술세계는 서서히 인간의 인식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전화를 건 사람에게 밝은 목소리로 답변하는 자동음성시스템은 컴퓨터 감성 연구가 얼마나 빠르게 진보하는지를 보여주는 장치다. 이같은 연구는 마케팅담당자들에게는 황금 광산과 같다. 퉁명스러운 종업원보다즐겁고 정성스러운 판매원의 매출 기여도가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과학자들은 감성적으로 인텔리전트한 컴퓨터 수요에 대해 두 가지로 접근하고있다. 첫번째는 컴퓨터가 인간의 감정을 읽을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다. 좌석에특별한 센서를 장착해 앉는 태도에 따라 사람의 관심여부를 파악하거나 카메라로 이마에 주름살이 지어진 것을 보고 심리상태를 측정하는 식이다. 이같은 기술은 이미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질때 이를 끌어올리는 학습 소프트웨어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두번째는 기계도 사교적으로 응답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믿게 하는 방식이다. 철 도회사와 항공사의 자동예약시스템을 예로 들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인 클리포드 나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기계를 사람으로 생각해 순응하지만 오작동시에는 직접 기계를 다룰때보다 더 큰 혼란을 겪는다. 나스 교수는 또 개인적인 성향을 이용한다면 컴퓨터 감성 효과는 더욱 크다고 말한다. 인터넷상의 간단한 질문을 통해 소비자들이 내성적인지 외향적인지를 파악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달리함으로써 매출을 확대하고 있는 아마존닷컴의 영업전략이 이를 증명한다. (서울=연합뉴스)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