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51주년을 맞은 SK는 새로운 50년의 기업이념으로 '행복극대화'를 천명했다. 이는 "앞으로 기업의 가치는 고객과 주주,종업원 등 이해관계자들을 얼마나 만족시키느냐가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최태원 SK㈜ 회장의 창립기념사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동시에 협력업체와의 '나눔경영'내지 '상생경영'이 SK 기업이념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로도 해석될 수 있다. ◆SK㈜=창사 이래 협력업체의 납품대금 전액을 현금 결제해 오고 있다. 납품 후 결제요청시 14일 이내 현금결제가 원칙이며,보통 납품목적물에 이상이 없는 경우 결제요청 후 1주일 이내 현금으로 결제해 협력업체의 자금운영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납품업체는 SK의 빠른 현금결제로 자금회전율을 높여 기업경쟁력을 키울 수 있으며,이를 통해 SK는 납품업체로부터 더 좋은 물건을 납품받을 수 있다"며 "이같은 선순환과정을 거쳐 형성된 납품업체와의 신뢰관계는 SK의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SK㈜는 그간 축적해온 '친환경 경영' 노하우 전수에도 적극적이다. 이로 인해 작년 9월 정부가 주관하는 친환경공급망 관리체계(SCEM) 구축사업의 청정생산이전 확산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이미 10개 납품협력업체에는 통합환경경영체계(ISO14000)를 구축,청정생산기술을 이전해주고 있다. SK㈜는 협력업체에 물질적으로 지원해주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95년 총 1천2백평(2층 2개 건물) 규모의 사무동과 68평 규모의 후생동(휴게실 및 샤워실),9백50평 규모의 정비숍(총 3개동)을 조성,협력업체에 제공하고 있으며 SK㈜ 사내 의무실을 협력업체 직원들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이밖에 SK㈜는 △협력업체와의 원활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매년 우수 외주업체를 발굴·포상함으로써 해당업체의 의욕을 고취하고 있으며 △외주업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생산성 향상 및 비용절감 제안제도를 운영,우수제안에 대해 포상하고 있다. ◆SK텔레콤=협력업체들과의 협력을 혁신대상으로 규정,상호 윈윈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술협력,캠프운영,파트너십 사이트,우수 파트너 포상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중 협력업체들과의 기술협력이 가장 호응을 받고 있다. SK텔레콤이 20년간 축적한 기술과 창조적인 협력업체들이 협력,연구개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단계를 나누자면 아이디어 발굴,공동탐색,테스트의 3단계로 진행된다. 보다 장기적인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 단계로까지 발전시키기도 한다. SK텔레콤은 또 해당부서별로 협력업체와 총 6회의 캠프(BR캠프) 활동을 가졌다. 이 프로그램은 1박2일 일정으로 세미나를 갖는 등 서로 몸으로 부대끼는 자리다. "의례적이고 형식적으로 안건을 협의하는 것이 아니라 허심탄회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함으로써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평가다. 이 회사는 또 협력업체들의 경조사를 지원하는 '패밀리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파트너의 임직원이나 직계가족의 경조사에 직접 화환이나 조화 등을 전달해 협력업체와 정서적인 거리를 좁히고 있다. ◆SKC=협력업체에 생산라인을 이전하고 운영노하우를 전수한 케이스다. SKC는 주력사업이던 비디오 테이프의 국내 생산 조립라인을 직접 생산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중소기업에 라인을 매각했다. 하지만 라인을 인수한 기업은 기계를 다루고 운용할 기술이 전혀 없었다. 이에 따라 SKC는 기계라인을 들어내기 전에 해당 회사 직원들을 공장으로 불러들여 공장에서 합숙시키며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전수해 주었다. 매각이 완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계의 유지,보수 및 품질관리,수율향상을 위해 SKC직원을 파견하여 비디오 테이프 생산관련 기술과 지식을 전달해 주고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