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6.5 재.보선을 통해 `차떼기 정당'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털어내고 안정적 당 체제를 구축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한다. 대선 패배와 탄핵 역풍으로 한때 당의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기를 맞았으나이번 재.보선을 통해 위기국면을 수습하고 원내 제1야당으로서의 체제와 전열을 정비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박근혜(朴槿惠)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함으로써 당의 중심을 확고히 잡았고,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비판과 견제라는 야당 고유의 역할을 제대로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고 보고 있다. 사실 박 대표는 지난 3월 23일 총선을 불과 23일을 남긴 상황에서 당권을 맡았을 때만 해도 그의 '롱런'을 예상하는 전망은 그리 많지 않았다.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후광을 등에 업고 영남권, 특히 T.K(대구.경북) 지역에서의 `박정희 향수'에 호소함으로써 한나라당 지지의 불씨를 살려내 끝없는 당의 추락을 저지하기 위한 궁여지책 정도로 여겨졌던 것도 전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박 대표 체제는 거센 탄핵의 역풍에도 불구하고 총선에서 121석을 얻어야당의 존재가치를 확인시킨 데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는 열린우리당을 상대로 완승,50일만에 패배를 설욕했다. 박 대표는 취임이후 두차례의 큰 선거에서 성과를 거둠으로써 내달 10일께 열릴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재선이 확실시돼 당내 잡음과 혼란을 말끔히 정리하고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갖출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또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박 대표가 내세운 야당으로서의 좌표 설정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동안 박 대표가 내건 '상생의 정치'에 대해 당내에서 '여당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닐 수 있다', '야당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찾기 어렵다'는 반대여론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 이번 선거를 통해 그 효과를 입증한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여당 발목잡기' 식의 정쟁이 아니라 '민생과 안보 정당'으로서의 이미지 굳히기에 진력한 박 대표의 전략도 국민에게 상당한 호소력을 발휘한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박 대표가 그동안 콘텐츠가 없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는 데당의 이념과 목표를 제대로 잡는 데 성공함으로써 이같은 비판도 많이 희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상생'과 '민생' 정당으로의 행보를 계속, 정치개혁을 선도하고 국민의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정당이란 인식을 착근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이번 선거에서 경기 부천시장과 충북 충주 시장 등 수도권과 충청권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열린우리당을 제치고 승리함으로써 '영남정당'의 이미지를씻고 전국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향후 국회활동과 정책대안 수립 과정을 통해 수도권과 충청권, 나아가호남권에도 다가설 수 있는 복안을 마련함으로써 내년 국회의원 재.보선은 물론 2007년 대선에도 대비한다는 이른바 `그랜드 디자인'의 밑그림을 그려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