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5 재보궐선거'가 열린우리당의 참패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남에 따라 정국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에선 지도부 책임론이 거론돼 영남지방 선거를 책임졌던 김혁규 상임중앙위원이 총리 후보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여권 내 권력구도에 격변이 예고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압승을 이끈 박근혜 대표체제가 더욱 굳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전남지사를 당선시킨 민주당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 총리후보 원점서 재검토 불가피 =여권은 6ㆍ5 재ㆍ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하고 총리 후보로 유력했던 김혁규 전 경남지사가 용퇴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김 전 지사의 총리 지명 방침을 전면 백지화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7일 국회개원 축하 연설을 통해 집권2기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한 뒤 이르면 오는 8일께 새 총리 후보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새 총리 후보에는 여성장관 출신으로 개혁성향이 강한 한명숙 상임중앙위원과 경제전문가인 이헌재 총리직무대행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번 재ㆍ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한 뒤 지도부 인책론이 제기되고 김혁규 카드를 내세운 선거전략에 대한 비판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여러 구상을 새롭게 가다듬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등 현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어 여권의 정국운영 틀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노 대통령이 '김혁규 총리 카드' 포기로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개각을 비롯해 당 체제와 정국 운영 전반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상황이다. ◆ 공고화되는 박근혜 대표체제 =지난 총선에서 이른바 '박풍(朴風)'을 일으킨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번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 자신의 입지를 한층 굳혔다. 내달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다시 대표로 선출될게 확실해졌다. 박 대표는 이번 압승을 바탕으로 '차떼기 정당'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소장파들과 함께 당 개혁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과거 재보궐선거 때마다 압승을 거두고 결국 대선에서 패배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에게 다소 비판적이었던 의원들은 '잠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당내에선 박 대표의 위상이 굳어질수록 그에 대한 여권의 집중적인 흔들기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총선 대패로 존망의 기로에 처해있던 민주당은 이번 전남지사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합당론이나 탈당론이 잦아들면서 한화갑 대표 체제도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홍영식ㆍ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