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큰 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올들어 4개월간 1백97개 중국 기업이 신청한 6억5천1백만달러의 해외투자를 승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증가한 것이다. 중국은 작년에도 전년보다 44% 증가한 20억9천만달러를 해외에 투자했다. 펑난펑 상무부 해외투자기업처장은 "지난해 인수ㆍ합병(M&A)에 의한 해외투자가 40%를 차지했다"며 "M&A 투자가 새로운 해외투자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사냥을 위한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시노켐이 최근 인천정유 인수를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한데 이어 오는 8월 말까지 매각 작업을 끝내기로 한 쌍용자동차 인수 후보로 상하이자동차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에 앞서 작년 초에는 중국의 BOE(징둥팡)그룹이 하이닉스의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사업부문 자회사를 3억8천만달러에 사들였다. 펑 처장은 "중국의 해외투자는 투자 방식의 다양화는 물론 투자규모, 지역, 투자영역, 투자주체가 확대되는 5가지 새로운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78년 개혁개방 이후 작년 말까지 해외에 투자한 자금은 1백14억달러로 외자유치액(5천10억달러)의 2.2%에 불과하지만 최근 2년간 급증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최근 세계 각국의 투자전문가를 상대로 한 설문에서 중국이 2년 내 세계 5위의 투자 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 것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게다가 사영기업들이 상무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불법으로 해외에 투자한 것까지 포함하면 실제 해외투자액은 승인된 투자액의 3배 수준인 3백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 정부는 과거 자본의 해외 유출이라는 이유를 들어 해외투자를 억제해 왔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질적 도약과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 해소 등을 겨냥해 쩌우추취(走出去ㆍ해외 진출)를 국가전략으로 채택, 해외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일본 영국 프랑스 등이 중국에서 투자유치 세미나를 갖는 등 중국 자본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