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고유가와 중국의 긴축 조치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현대상선을 대거 매집해 주목된다.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란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제2의 대한해운(외국계 대주주의 경영간섭 및 인수·합병(M&A) 시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한 달 동안 단 이틀을 제외하고 현대상선 주식을 계속 순매수했다. 지난달 초 19.26%였던 외국인 지분율이 21.66%로 높아졌다. 주가도 최근 저점에서 25% 급반등했다. 현대상선의 이같은 움직임은 외국인 매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한진해운과 대조적이다. 신지윤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현대상선의 경우 고유가,중국 긴축 등으로 주가 모멘텀이 꺾인 것은 분명하지만 올 실적 전망이 여전히 밝은 점이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조선(VLCC) 운임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인 것도 또 다른 호재로 꼽히고 있다. 국내 해운사 가운데 유조선 비중이 가장 높은 것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유조선은 14척으로 한진해운(5척)보다 많다. 하지만 신 연구원은 "올 예상 주당순이익(2천3백원)을 기준으로 한 PER(주가수익비율)가 3.4배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현대상선이 저평가돼 있지만 유가 환율 금리 중국경기 등 불확실한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은 악재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대한해운과 마찬가지로 대주주 지분이 취약하다는 점을 주목,'제2의 대한해운'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난달 말 홍콩·싱가포르에서 실시한 기업설명회(IR)가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불순한 의도를 가진 특정 펀드가 매집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의 지분 구성(5월14일 현재)은 현대엘리베이터(특수관계인 포함) 18.34%,자사주 12.0%,현대건설 8.69%,KCC 6.30%,외국인 21.84% 등이다. 한편 현대상선은 지난 1분기 중 1천2백5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순이익은 1천23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회사측은 올 영업이익이 5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