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도시는 투루판.위구르 말로 '제일 낮은 땅'이란 뜻의 오아시스 도시다. 천산산맥 동쪽 끝 (투루판)분지에 위치한 투루판은 실제로 지대가 낮다. 분지 전체 면적의 6% 정도가 바다 수면 아래다. 특히 아이딩콜호수(해저 1백54m)는 요르단 사해 다음으로 낮은 지대에 있는 호수로 이름높다. 지대가 낮아선지 아주 덥다. 1백일 이상이 섭씨 35도를 넘나든다. 50도를 기록했던 때도 있었단다. 강수량은 16mm인데 증발량을 계산하면 3천mm에 달한다니 식물이 살 수 있는 땅이 아니다. 투루판은 그러나 2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포도의 고향.중국 포도생산량의 3분의 1이 이곳에서 난다. 씨 없는 백포도의 경우 '중국의 초록 진주'라 불리며 세계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규모의 포도재배는 '카레즈'가 있기에 가능했다. 카레즈는 지하 수로. 높이 1.5m,폭 0.6m,길이 3∼4km의 지하수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천산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눈 녹은 물을 끌어들이고 있다. 투루판과 하미 등지에 산재해 있는 카레즈는 1천1백여개.다 합하면 3천km에 달한다고 한다. 물위에 떠있는 땅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순전히 사람의 노동력만으로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만리장성,베이징∼항저우운하와 비견되는 대역사임에 틀림없다. 투루판시 북동쪽에 모래바위산이 솟아 있다. 바로 화염산이다. 5백m 높이로,1백km나 뻗어 있는 화염산은 서유기의 무대로도 유명하다. 불길이 타오르는 듯한 산의 모습이 마치 손오공이 파초선으로 불을 끄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미쪽으로 더 내려가면 아스타나무덤군을 만난다. 그냥 평지 사막으로 여겨 지나칠 수도 있는 이곳에는 조용히 잠자고 있는 부부 미라를 볼 수 있다. 가오창에는 실제로 오래된 성이 남아 있다. 흉노족의 침공에 시달리던 한무제가 '핏빛 땀이 흐르는 말'을 얻을 목적으로 파견한 병사들이 남아 건설한 것이라고 한다. 천축으로 향하던 삼장법사가 한 달 동안 머물며 설법을 펼친 사실로도 유명하다. 폭 12m,높이 11.5m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성은 그 규모만으로도 옛 영화를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 참좋은여행, 실크로드 여행안내 ] 참좋은여행(02-538-5115)은 "혜초스님을 찾아 떠나는 미지의 땅 실크로드 12일"여행을 안내한다. 베이징~투루판~우루무치~호탄~파미르고원의 카라쿨리호수~카슈가르~아크스~쿠차~둔황~베이징 여정을 따른다. 서울시 문화재위원장인 문명대 교수(동국대)가 동행해 실크로드와 한민족의 자취에 관해 설명해준다. 16일 출발한다. 1인당 2백34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