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대차거래 잔고가 4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가 단기간 급락하면서 현물시장과 선물시장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 기회가 발생한 데다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싼 값에 되갚아 수익을 내는 대주(貸株)거래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주식 대차거래 잔고는 4조3천78억원으로 지난 4월 말(3조1천4백18억원) 이후 1조2천억원가량 늘어났다. 작년 말 1조3천8백억원에 비하면 5개월 만에 3조원가량 급증한 셈이다. 대차거래가 이뤄진 종목 수도 2백17개에 이른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의 대차거래 잔고가 1조2천4백6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스코 현대차 LG전자 신한지주 신세계 한국전력 등으로 대차거래 잔고가 1천억원을 넘는 종목만 8개에 이른다. 대차거래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선물이 현물 시세보다 저평가(백워데이션)되면서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매도차익거래 기회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올 초에는 대차거래의 80%를 외국인이 차지했으나 최근 증권사 등 국내 기관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