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수능 첫 모의시험에서 교육방송(EBS) 수능강의가 과목별로 최대 90%까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는 오는 11월17일 실시되는 실제 수능시험에서도 그대로 반영될 전망이다. 그러나 모의수능 문제가 예상보다 쉽게 출제됐고 문제유형도 EBS 교재뿐 아니라 교과서나 시중의 일반 참고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어서 수험생의 'EBS 체감효과'는 크지 않았다. 2일 수능모의평가는 전국 8백75개 시험장에서 수험생 56만4천7백82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됐다. 이번 시험을 주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에 부응,EBS 수능강의를 적극 반영했다고 밝혔다. 정강정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장은 "수험생이 EBS 강의와의 연계 정도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며 "오는 11월 본 수능시험도 기본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출제하겠다"고 설명했다. 모의평가 결과는 오는 23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 EBS 대거 반영돼 =출제위원장인 노명완 고려대교수(국어교육)는 "EBS 교재로 열심히 공부한 수험생들은 '본 듯한 문제'라고 체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의도적으로 EBS 반영에 신경을 썼다는 얘기다. EBS 분석에 따르면 언어영역은 전체 60문항중 52문항이 EBS 강의를 반영했다. △이현보의 '어부단가' △김영랑의 '독을 차고'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을 활용한 문제가 13개였고 유형이 비슷한 것이 28개, 내용이나 같은 제재를 쓴 문제가 각각 9문제와 2문제였다. 수리영역도 가형은 30문제중 20문제, 나형은 30문제중 22문제가 EBS 수능강의를 직ㆍ간접적으로 반영했고 외국어도 50문항중 39문항이 관련문제로 분석됐다. 입시학원인 종로학원 관계자도 "수리영역은 EBS 문제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다수 출제돼 EBS 강의를 열심히 들은 학생은 무난히 풀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전반적으로 쉬워져 =이번 모의시험은 종전보다 쉽게 출제돼 실제 수능 역시 쉬워질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교과서와 EBS 교재 위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반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부터 출제됐던 문제라 하더라도 핵심적인 내용은 약간 변형해 출제키로 한 점도 난이도를 낮추는 요소가 됐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의 'EBS 체감효과'는 크지 않았다. 숭실고 김혁준군(19)은 "특별히 EBS 교재나 강의에서 나온 문제가 많았던 것 같지 않고 시중 문제집 내용과 별 차이를 못 느꼈다"고 말했다. 재수생 천모씨(23)는 "문제 유형이 EBS 교재에서 본 것들이 있지만 대부분 다른 문제집에도 나와 있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매년 쉽게 출제됐던 외국어(영어) 영역은 평가원의 예고대로 크게 어려워졌다. 수험생들은 지금까지 본 외국어 영역시험중 가장 어려운 시험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 본 수능에도 반영될까 =이번 모의고사에서 나타난 EBS 수능강의 연계 방식은 11월 본 수능에서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가원은 이번 모의수능 출제에게 EBS 강의를 반영하기 위해 출제위원에 EBS 교재를 나눠주고 "면밀히 검토해 연계내용과 방법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특히 일부 위원들은 교재뿐 아니라 부분적으로 EBS 방송강의를 시청하기도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