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4:42
수정2006.04.02 04:45
기밀누설혐의로 미국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해온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이 고령과 모범수인 점을 인정받아 1일 조기 출소했다.
7년7개월 복역했고 정식 가석방되는 7월27일까지 가택 수감돼 외출은 제한된다.
이후에도 3년간 보호 감찰을 받게 된다.
김씨는 이날 버지니아주 애쉬번 자택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한국 국민들이 물심양면으로 격려하고 도와줘 고통스러운 수감 생활에 힘이 됐다"며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임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나도 정부기관에서 일해봐서 알지만 정부는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며 "한국 정부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버트김 후원회(회장 이웅진 선우 대표)는 그동안 체포와 유죄 판결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고 비난해 왔다.
김씨는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에 언어연수 학교를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로버트 김 후원회는 2일부터 김씨의 주택 구입과 노후 대책을 돕기 위해 여의도와 종로에서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에 맞춰 가두모금을 시작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딸 명의다.
김씨는 지난 74년 미국으로 귀화,메릴랜드주 소재 미 해군정보국에서 컴퓨터 분석관으로 근무하던 중 북한 관련 기밀을 주미한국대사관 무관에게 넘겨준 혐의로 96년 체포돼 9년 징역과 3년 보호감찰 형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빼냈던 정보는 그해 9월 북한 잠수함이 동해안에 침투한 사실을 미국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내용 등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