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사립대 경영학과 교수 8명이 제자의 사업에 9억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했다가 고스란히 날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제자는 대학 재학시절 빙수 전문점 '아이스베리'를 창업해 한때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김모씨(30). 김씨는 지난 2002년 3월 서울 명문 모 사립대 경영학과 정모 교수 등 8명의 대학은사를 찾아가 "사업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확실히 보장해 주겠다"고 설득, 1인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모두 9억2천만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계약조건은 '아이스베리' 서울 신촌점과 강남 코엑스점 지분을 50%와 20%씩 넘겨주고 매년 수익금도 지급한다는 것. 첫 1년여 간 교수 8명 모두 1인당 매월 수백만원씩의 수익을 배당받아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역시 '경영학과 교수의 탁월한 투자'라는 주변의 부러움도 샀다. 하지만 2003년 9월부터 갑자기 수익금이 뚝 끊겼다. 제자 김씨가 남몰래 두 체인점을 9억5천만원에 팔아치웠기 때문. 코엑스점 지분 20%는 처음부터 명의이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 교수 등은 김씨가 도박과 주식투자에서 이미 거액을 탕진한 뒤 도박빚을 갚는데 투자금을 썼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지만 사제지간의 정 때문에 '법적 조치'는 미뤘다. 그러나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결국 지난 2월 횡령과 사기 혐의로 김씨를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