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가 썰렁해지고 있다.
국내외 증시불안으로 해외펀드, 주가지수연동상품, 적립식펀드 등의 신규 판매액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방카슈랑스 상품의 판매실적도 올들어 뚝 떨어졌다.
"최근의 불안한 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고객들에게 추천할 만한 상품도 없을 뿐더러 이들 상품에 투자하려는 고객도 크게 줄었다"는게 은행 관계자들의 얘기다.
◆ '3대 상품', 모두 고전 =국민 우리 등 8개 시중은행들이 5월 중(21일 현재) 판매한 해외펀드의 신규판매액은 5백48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3월(3천9백46억원), 4월(2천7백99억원)에 비해 20%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은행 관계자들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BRICs(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국가에 투자하는 해외펀드가 큰 인기를 끌었다"며 "하지만 최근 신흥시장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익률이 마이너스 10%대까지 떨어지자 신규가입이 거의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 불안의 여파로 주가지수연동상품의 판매액도 줄어들고 있다.
8개 은행의 지난 5월 신규 판매액(21일 현재)은 7천4백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1조4천3백억원 대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이다.
주가 등락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평가받는 적립식펀드의 신규 판매액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 상품의 5월 신규판매액(21일 현재)은 6백5억원으로 지난 4월 판매액(8백25억원)에 못미쳤다.
"세 가지 상품 가운데 그나마 적립식펀드의 판매실적이 가장 양호한 편"이란게
국민은행 최인석 차장의 설명이다.
◆ 방카슈랑스도 시들 =8개 시중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방카슈랑스 영업을 개시, 작년말까지 총 2조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은행들이 벌어들인 판매 수수료 수익은 총 6백2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밀어내기식 영업'의 '후유증' 때문인지 올들어 신규 판매액은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5월 판매액은 1천1백12억원으로 작년 12월 판매액(5천86억원)의 20%대에 불과하다.
은행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판매액이 줄어든 주된 요인은 올들어 일시납보다 적립식 상품의 판매가 늘어난데 있다"며 "이와 함께 경기불황으로 보험가입 수요 자체가 줄어든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