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미국 정부가 발주한 대형 이라크공사 계약을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핼리버튼사가 수주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국방부 e-메일을 통해 드러났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30일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타임이 입수한 e-메일은 2003년 3월5일 육군 공병대 간부가 더글러스 페이스국방 차관에게 보낸 것으로 당시 이라크 공사계약 감독 책임을 맡은 페이스 차관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내일 백악관에 보고하기로 하고 승인했으며 부통령실이 계약을 주선한 이래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적고 있다. 타임은 당시 사흘 후에 핼리버튼이 계약을 수주했고 다른 응찰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는 체니 부통령이 지난해 9월 NBC 와의 회견에서 "부통령으로서 나는 공병대나 다른 연방정부가 발주한 어떤 계약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개입하거나 정보를 입수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체니 부통령의 대변인인 케빈 켈름스는 이에 대해 타임 지에 "부통령은 2000년이후 핼리버튼과 관련된 어떤 정부 발주 계약에도 개입하지 않았다"고 기존입장을 되풀이했다. 타임지는 또 페이스 차관이 맡았던 계약관련 임무는 그의 상관인 폴 울포위츠 부장관에게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페이스 차관, 울포위츠 부장관,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 등은 이라크 전쟁을 강행한 부시 행정부 내의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된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