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1.7%'(5월11일 산업자원부 발표),'마이너스 8.4%'(5월28일 통계청 발표) 백화점업계의 4월 매출성장률 통계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똑같이 마이너스 성장했다는 내용이지만 차이는 무려 6.7%포인트다. 소비 침체가 별것 아니라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 심각한 것 같기도 하다. 정책당국은 물론 기업들도 헷갈릴 수밖에 없다. 물론 이유가 없지는 않다. 통계청은 유급 통계조사원을 동원해 표본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하고 있는 반면 산업자원부는 대형 백화점 3사의 자료를 토대로 통계를 만들기 때문이다. 김성환 산자부 유통물류과장은 "소매업 경기동향을 빨리 체크해 내려는 게 산자부 통계의 목적"이라며 백화점 3사의 자료를 토대로 통계를 작성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했다. 통계 작성의 취지가 다르고 그래서 모집단의 크기가 달라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쳐도 지난 4월처럼 통계 편차가 6.7%포인트를 보이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 두 기관의 통계치가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1월에도 4%포인트 차이가 났다. 2월엔 1.6%포인트로 줄었다가 이번에 다시 확대된 것이다. 산자부 통계가 통계청에 비해 대부분 '장밋빛'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산자부가 백화점 매출증가율을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발표한 후 며칠 있다가 통계청이 여전히 '마이너스'성장이라고 뒤집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2월이 그랬다. 산자부가 백화점 매출이 2.5% 성장했다고 발표했는데 얼마 있다가 통계청은 2.3% 역신장했다고 뒤집었다. 내수경기에 의존하는 기업들이 헷갈릴 수밖에 없는 통계였다. 극심한 내수침체가 현재 주요 경제 현안의 하나이다. 정책당국은 물론 기업인들도 통계 하나하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시기다. 업계 3사의 자료만으로 만드는 산자부 통계는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한다는 원래 취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제 흐름을 잘못 판단하게 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잘못된 '시그널'을 서둘러 내보내기 보다는 발표시기를 다소 늦추더라도 모집단을 확대하는게 어떨까. 장규호 생활경제부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