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이나 청평쪽으로 나들이를 간다면 멧돼지 불고기를 즐길 수 있는 '시골집'을 추천한다. 남양주시에서 46번국도를 타고 가다 신청평대교를 넘어 좌회전,홍천방면으로 2∼3kkm 정도 가면 도로 오른편에 '멧돼지 시골집'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멧돼지 불고기를 하는 집은 이 일대에서 여기가 유일하다. 두루치기처럼 빨갛게 불고기 양념을 하지 않고 소불고기처럼 간장으로 양념을 한다. 양념을 미리 해서 재우지 않고 손님이 주문하면 바로 양념을 해서 내주는 게 특징이다. 참숯을 밑에 깔고 그 위에 불판을 놓아 구워 먹는다. 질길 것 같은 멧돼지 고기가 매우 연해 신기하다. 양념맛이 입에 착 맞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달착지근하면서도 질리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매운탕도 팔고 닭도리탕,백숙도 있지만 대부분이 멧돼지 불고기를 찾는다고.1인분에 1만원. 나오는 반찬을 보면 '손맛'이 더 느껴진다. 식당주변에서 직접 재배하는 상추가 매우 싱싱하다. 특히 지난 겨울에 담근 묵은 김치는 시골의 맛 그대로다. 직접 산에서 땄다는 '능이버섯 무침'은 다른 곳에서는 먹기 힘든 반찬이다. 간장 된장 등도 집에서 담근 것들이라고.식사 후 나오는 된장찌개는 구수한 맛이 코와 입을 즐겁게 한다. 맛은 있지만 양질의 서비스를 받지는 못할 듯하다. 시골집에서 서비스 마인드가 투철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개를 여러마리 키우는데 식당 안에서 1∼2마리 왔다갔다하는 점도 눈에 거슬린다. 차 한대 들어갈 만한 정도로 입구가 좁고 오르막 경사가 져 있다. 게다가 약간 커브길에 위치해 있어 간판을 잘 보고 가야 한다. 하지만 올라가면 북한강이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이고 전망이 좋다. 가정집을 개조해 문을 연 지 10년째다. 그동안 여러군데서 맛집으로 싣겠다며 수차례 문의해 왔지만 주인 내외가 고지식해 모두 거절했다. 이러저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고향집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찾는 이들이 많다. 이창훈 김은우씨 등 연예인 단골도 꽤 된다고.주변에 위치한 마이다스밸리,프리스틴밸리,리츠칼튼골프장에서 10분 내에 닿을 수 있어 라운드를 마치고 찾아갈 만하다. (031)584-1494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