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만화가가 동료와 술을 마시며 잡담하다가 갑자기 눈빛을 반짝이며 "그거 내가 접수했다. 괜찮지?"라고 말했다. 별 것 아닌 잡담 속에서 그는 신문에 연재할 4컷 만화의 아이디어를 발견한 것이다. 이는 그가 하루종일 만화의 소재를 찾으려 노력했고 창조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의 9가지 습관'(고이즈미 주조 지음, 김정환 옮김, 해바라기)에 등장하는 일화다. 이 책에는 일본의 머리 좋은 사람들 50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머리가 좋다는 건 지능보다 '유능'에 가깝다. 같은 일을 해도 일머리와 센스가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일도 잘하고 화제도 풍부하며 사생활도 충실하다. 반면 열심히 해도 성과가 고만고만인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저자는 '평소의 작은 습관이 일 잘하고 머리 좋은 사람을 만든다'고 말한다. 창조적이면서 선택과 집중의 힘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머리 좋은 사람이라는 것. 그는 또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도 좋지만 그 속에 갇혀선 안된다'며 두서너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자질이나 능력을 키워놓으면 서로 연계된 '의외의 발견'이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비즈니스맨은 다방면에서 2류가 되어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좋은 습관 중 자신을 재충전하고 새롭게 만드는 습관은 의외로 간단하다. 문제는 실천이다. △1주일에 한번은 절대 잔업하지 않는 날을 만든다 △시간을 만드는데 너무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하루 90분은 혼자만의 시간으로 확보한다 △놀 때는 일 생각을 완전히 잊고 유쾌하게 즐긴다 △휴일에도 무리하게 놀지는 않는다 △접대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과감하게 거절한다 △사람들이 항상 나를 필요로 한다는 의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무의미한 수고에서 해방된다 △일의 이해관계를 떠나 다른 업종의 사람들과도 잘 사귄다 △일정이 비어 있어도 지루함을 두려워하지 않고 휴일에는 느긋하게 자신을 풀어놓는다. 1백64쪽, 8천5백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