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공적자금 투입을 야기한부실 기업주들이 회삿돈을 멋대로 빼돌려 호화 생활을 하거나 타인 명의로 거액의재산을 빼돌려 은닉해온 것으로 드러나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사회의 목탁이 돼야 할 일부 스님들도 시주를 위장한 부실 기업주의 재산은닉 및 돈세탁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 시주로 위장해 재산 은닉 = 김성필 전 성원토건 회장은 98년 7월 회사 부도가 임박하자 D사찰 출신 스님 김성택씨를 통해 사찰 명의 계좌로 회삿돈 47억5천만원을 송금했으며, 김씨는 이를 시주로 가장하기 위해 20억원의 허위 영수증을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송금받은 돈을 사찰 명의로 개설된 30여개 계좌를이용, 2억원씩 분산 입출금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세탁한 돈을 김 전 회장에게 다시되돌려줬다. 특히 김 전 회장은 스님들과 사찰 명의로 총 634억여원의 재산을 빼돌려 관리한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회장은 김씨 등의 이름을 빌려 설립한 회사 명의로 터미널과 주차장 등총 33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숨겨놓았다. 성북동 저택 및 대지 1천200여평(시가 204억원)과 부인과 여동생 명의로 된 아파트 4채, 점포 2개, 연립주택 1개동(19세대)도각각 김씨와 D사찰 및 Y사찰 명의로 옮겨놓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성북동 호화주택을 사찰로 명의를 옮겨놓고서도 자신과 동생 가족들을 계속 그곳에 머물도록 하면서 사실상 저택을 사적으로 관리해왔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 전 회장과 가족들은 차량을 4대나 굴리면서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 고용원 5명에게 매달 급여로만 810만원씩을 지출하는 등 지하에 골프연습장까지 설치된 저택에서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000년 12월 도피생활을 시작했던 김 전 회장은 올해 2월부터는 아예 성북동 저택에 감시용 CCTV를 16대나 설치해놓고 은신해오다 한달여만에 검찰의 검거망에 걸려들었다. ◆ 자금난 회사에 부동산 고가 매각 = 최원석(60) 전 동아건설 회장은 98년 4월전처에게 회사 돈으로 우선 위자료 24억원을 지급한 뒤 자신이 보유한 서울 장충동소재 부동산(시가 17억원)을 24억원에 회사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상계 처리했다. 검찰은 최 전 회장이 회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협조융자를 받는 등 최악의 자금난을 겪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부동산을 고가에 매입토록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최 전 회장은 자택 관리를 위해 사적으로 고용한 운전기사, 경비원, 보일러 기사 등 19명의 급여를 회사에서 지급하는 방법으로 94년1월부터 98년4월까지 13억원을 가져다 썼다. 최 전 회장은 직원 급여 및 공사장 인건비 등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1차례 2억∼5억원씩 조성한 비자금을 집무실 캐비닛에 보관해놓고 정.관계 로비자금이나 임직원격려비 등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 회사자금 빼돌려 호화주택 신축 = 전윤수 성원그룹 전 회장은 99년 4월 회사가 부도가 난 당일에도 계열사 소유 부동산을 매도한 대금 14억3천만원을 빼돌려 자녀 유학비용, 주택부지 매입대금으로 사용했다. 전씨는 특히 회사 고문 법무사의 명의를 빌려 빼돌린 회사 재산으로 고급 주택가인 서울 성북동에 대지 530평을 매입한 뒤 건평 180평 규모의 호화주택(시가 35억원)을 짓기도 했다. 전씨는 공사대금을 과대 계상하는 방식으로 비자금 1억2천만원을 조성해 개인주택 신축공사비로 사용했으며, 97∼99년 자신의 처가 계열사 임원으로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급여 명목으로 1억2천여만원을 챙겼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