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의 회사원 K씨는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병도 병이지만 당뇨로 인해 겪는 불편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식단짜기부터 혈당측정까지 귀찮은 일이 적지 않은 것.


K씨는 최근 '당뇨폰'을 마련해 다소나마 불편을 덜고 있다.


휴대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혈당을 측정하고 자신에게 맞는 식이요법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삶의 질을 강조하는 '웰빙(well being)' 바람이 건강상품 식음료 가전제품 등에 이어 정보기술(IT)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웰빙이란 큰돈 들이지 않고도 건강하고 넉넉하게 살아가는 것을 일컫는 말.


수년 전부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인기를 끌고 있고 급기야 IT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IT 분야에서도 '웰빙'이란 단어가 붙은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건강과 여가를 화두로 삼은 아이디어 상품이 많아 눈길을 끈다.


건강관리 기능을 갖췄다는 휴대폰에서 '웰빙 컬러링'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IT의 지향점이 편리성이어서 웰빙과는 태생적으로 찰떡궁합이라고 얘기한다.


건강과 관련된 웰빙 상품만 봐도 그렇다.


지금까지 건강에 좋다는 웰빙 상품으로는 공기청정기 가습기 정수기 등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최근 건강과 무관한 분야에서 IT와 접목된 '웰빙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혈당측정 기능이 첨가된 '당뇨폰'이 대표적이다.


LG전자가 의료기기 전문회사인 헬스피아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제품은 혈당측정은 물론 운동관리 식이요법 등이 가능하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자신의 혈액을 채취, 배터리 팩에 꽂으면 혈당을 측정하고 열량 소모량을 점검할 수 있다.


무선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혈당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ㆍ관리할 수도 있고 자신에게 맞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벤처기업 엠보텍이 선보인 '건강 키보드'는 PC주변기기에 건강 개념을 접목한 제품이다.


키보드 중앙에 붙어 있는 볼록한 돌기가 타이핑할 때마다 손가락 끝의 경혈을 자극해 혈액 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또 돌기로 인해 타이핑을 할 때 손목 각도를 45도로 유지할 수 있어 손목과 손가락에 가해지는 피로도 줄일 수 있다고 얘기한다.


삼성전자의 MP3플레이어 '옙스포츠 YP-60'은 조깅 인라인스케이트 헬스 등 운동을 하면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는 제품이다.


음악감상, FM 라디오 청취 등의 기본기능 외에 △심박수 체크 △소모 칼로리량 측정 △스톱워치 기능 등이 탑재됐다.


심박수 데이터와 최근 소모 칼로리 정보 등을 운동관리 프로그램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운동효과를 쉽게 확인할 수도 있다.


하드웨어 뿐 아니라 콘텐츠도 웰빙 바람을 타고 있다.


SK텔레콤은 전화 발신자에게 건강에 좋은 통화연결음을 들려주는 '웰빙 컬러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휴대폰에서 기본음 및 발신번호별 통화연결음을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을 이용, △다이어트 △금연 △피로회복 △숙면 등 발신자의 건강상태에 맞는 7가지 특수주파수 음원을 음악과 함께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취향에 맞춰 가요, 팝, 뉴에이지,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택할 수 있다.


여가 분야에서도 IT와 웰빙의 접목이 활발하다.


디지털카메라와 노트북은 IT세대의 감각에 맞춘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이 나오고 있다.


프린터를 비롯한 기타 IT제품도 소형화ㆍ경량화와 함께 다기능화가 진행되고 있다.


여가생활에 도움이 되는 IT 웰빙 상품은 휴대폰으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가 나오면 더욱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IT에 웰빙이 결합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웰빙을 추구하는 '웰빙족'의 특성에서 그 답을 찾는다.


웰빙족의 다수를 차지하는 20∼30대는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하는데 관심이 많다.


따라서 평범한 기능만으로는 이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이 필요하다.


게다가 웰빙족은 특정 제품 마니아이거나 전문가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을 고객으로 잡기 위해서는 IT 제품에 신기술을 접목, 웰빙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