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노조의 파업이 시작된 25일 발이 묶인 광주 시민들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버스 정류장 마다 시민들이 `늦을 것 같다'며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고 가끔씩 오는 임시버스를 기다리느라 초조한 마음에 시간을 확인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임시버스로 승합차에서 학원 통학버스까지 다양한 차량이 투입되면서 시민들은 번호나 노선을 확인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었다. 또 임시버스마저 놓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들도 있었다. 임시버스의 운행이 극히 저조한 가운데 이들 차량 운전자들이 버스 노선을 잘 몰라 헤매는 바람에 이용하는 시민들은 또다른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모(46.광주 북구 오치동)씨는 "산에 가려고 나와 버스를 기다렸는데 임시버스 조차 오지 않아 남의 차를 빌려타고 도청까지 나왔다"며 "20여분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도 버스가 올 기미가 없다"며 화를 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고등학생들은 파업소식을 미리 듣고 3-4명씩 조를 지어 택시를 잡아 타고 등교했으며 시민들도 정류장에서 불편을 호소하다가 즉석에서 목적지가 같은 사실을 확인, 택시를 함께 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임시버스를 이용한 일부 시민들은 버스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내려달라'며 운전사를 졸라 사고 위험까지 낳고 있다. 임시로 투입된 버스들은 일반버스 요금(700원)보다 300원이나 많은 1천원을 요금으로 받아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시민 박모(52.여)씨는 "자리가 없어 등을 구부리고 어정쩡한 자세로 가야 하는 승합차를 타면서도 요금은 더 많이 내야 한다"며 "불편도, 부담도 모두 떠안아야 하는 시민들만 '봉'"이라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요금을 올려받지 않으면 전세버스업자들이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운행하기를 꺼려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2)씨는 "학교 컴퓨터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버스가 오지 않아 지각하게 됐다"며 "오늘은 일해서 번 돈을 모두 택시비로 써야 할 모양"이라고 말했다. 버스 파업으로 광주시내 각 지하철 역사는 평소보다 붐비는 모습이었다. 평소 버스를 이용한다는 박상영(30.회사원)씨는 "파업 소식에 역까지 10여분을 걸어나와 지하철을 탔다"며 "파업이 계속되면 앞으로 더 서둘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손상원 기자 hyunho@yna.co.kr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