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투자자들 '포트폴리오' 전략 바뀌고 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외국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전략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5월이후 상승장에서 보여줬던 IT(정보기술) 관련 핵심 우량주 매수 일변도에서 최근에는 에너지,은행,내수 관련주 등으로 그 반경을 확대하고 있다.
윤용철 리먼브러더스 리서치헤드는 "증시환경이 달라지자 외국인들이 방어적 포트폴리오로 전략을 바꾸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외국인들이 2천2백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하며 반등 분위기를 지켜낸 24일,주요 매수종목을 보면 이같은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낙폭이 컸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IT 블루칩 못지않게 국민은행 한국전력 SK㈜ 신세계 S-Oil 등 금융 유통 에너지주 등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전략 바뀌나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일 이후 순매수 기조로 바뀐 외국인들이 과거와는 다른 매수 패턴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작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외국인 매수자금의 4분의 1 정도가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업종에 집중됐으나 최근 들어선 그 비중이 18%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에너지 금융주 등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윤용철 리서치헤드는 그 이유를 달라진 시황관으로 풀이했다.
그는 "중국 모멘텀 둔화와 미국 금리 조기인상,유가급등 등 악재가 완화됐지만 여전히 거시적 불확실성은 남아있어 당분간 본격 상승장 전환은 힘들다는 게 외국인들의 시각"이라며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종목위주로 보수적 포트폴리오를 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전무는 "최근까지 글로벌 경기를 이끌어온 IT가 하반기에 이익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외국인들이 IT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과거처럼 IT주 위주로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등장의 외국인 관심주는
강현철 연구원은 "최근 반등장에서 보수적 포트폴리오를 구사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관심주로는 에너지와 은행주가 으뜸"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지난 18일 이후의 반등장에서 외국인들은 SK㈜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등 에너지 관련주는 물론 국민은행 우리금융 등 은행주에 대한 지분을 늘렸다.
특히 에너지업종은 지난 11일 발표된 모건스탠리의 MSCI 한국 지수조정에서 비중이 가장 많이 확대됐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에 대비,외국인들은 경기에 민감한 IT주보다는 고배당주와 소비경기 회복을 겨냥한 내수관련주 등에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 관심주 따라잡기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