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 영화제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에 최고의 상인 황금종려상이주어진 데 대해 미국 주요 신문들은 일제히 부시 정부에 큰 정치적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무어 감독에게 이번 수상은 예술적 승리 이상을 의미한다. 이는 백악관을 겨냥한 정치적 수류탄이나 다름없다"고 논평했다. 뉴욕타임스도 "무어 감독이 그 곳에서 정치적 폭탄을 터뜨렸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화씨 9/11'은 곧 온 동네 영화관에 배급돼 큰 수입을 올릴 것이다. 그러므로 국내 배급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이제 접어도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어 감독은 시사회에 앞서 당초 국내 상영관 배급 계약을 협상중이던 디즈니사가 정치적 압력 때문에 협상을 중단하는 바람에 아직까지 미국내 상영관을 찾지 못했다고 밝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뉴욕타임스는 "디즈니사는 대가급 선동가이자 자기선전가인 무어 감독이 역량을발휘하지 못하도록까지 검열하지는 못했다"고 양쪽 모두를 꼬집고 "무어 감독은 외국 기자들과 (영국의 채널4와 같은) 방송사들, 그에게 불법 비디오를 건네 준 프리랜스 기자 및 미국 TV 종사자 등 다양한 취재원으로부터 일반인에겐 차단된 전쟁의영상을 입수해 공급했다"고 논평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9.11을 전후한 부시 정부와 그 정책에 대해 거침없이편파적으로 비난한 이 영화가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비판하고 "황금종려상 수상이 반드시 관객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의 경우는 수상 덕을 톡톡히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은 "마이클 무어를 사랑해"란 글이 쓰인 티셔츠를 입고 있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모습을 만화로 보여줬다. 지난 17일 칸 영화제에서 시상식을 가진 `화씨 9/11'은 2000년 대선 승리 때부터 9.11 테러,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전쟁으로 이어지는 기간 부시 대통령의 모습을 그리는 한편 9.11의 주범으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을 낳은 사우디아라비아의석유재벌 빈 라덴 일가와 부시 일가와의 관계를 조명하고 있다. 한편 백악관의 수지 드프랜시스 대변인은 이 영화의 수상에 대해 "미국은 자유국가이며 모두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대한 것이다. 그 이상은 할말이 없다"며 불쾌감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무어 감독은 이 영화의 심사위원 9명중 프랑스인은 단 한 명 뿐이고 4명이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보수 언론들이 자신의 수상을 프랑스인들의 의사표시로의미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