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위산업체들이 주한미국 감축으로 한국 정부가 군비 강화에 나설 것을 예상,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프란스 햄프신크 주한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EUCCK) 신임회장은 "그동안 미국 업체들에 점유됐던 한국 방위산업 시장에서 유럽 업체들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그 첫 단계로 EUCCK 내에 방위항공위원회(Defence & Aerospace Committee)를 신설하고 오는 6월10일 첫 회의를 갖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그는 "미국 기업들은 무기를 파는데 치중하는 반면 유럽은 기술이전을 통해 한국 국방력의 근본적 발전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유럽 기업들은 기꺼이 이같은 일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마르코스 고메즈 전 EU상의 회장의 후임으로 선출된 햄프신크 회장은 "한국 정책입안자들은 미국 편향적인 정책을 세우는 경향이 있다"며 "누적투자액에서 EU가 한국의 최대 투자국임을 감안해 올해부터는 주한EU상의의 목소리를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기업들의 대한(對韓) 투자유치 활성화와 한·EU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유럽에 연락사무소(Liaison Office)를 세우기로 했다"며 "오는 9월 프랑스 파리나 벨기에 브뤼셀에 개설하기로 하고 EU정부의 예산지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햄프신크 회장은 지난 1월 북한 평양에 개설한 연락사무소의 활동에 대해 "유럽 기업들이 개성공단을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로 생각하고 있다"며 유럽기업의 개성공단 진출에 중재자 역할을 할 뜻을 내비쳤다. 노무현 대통령의 업무복귀와 관련해 그는 "노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동북아 허브 정책은 정보기술(IT) 금융 자동차 등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초점을 맞춰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햄프신크 회장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은 한·일 및 한·싱가포르 FTA보다 더 민감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제도권에 진입한 만큼 노동운동이 선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는 27일 권영길 대표와의 조찬회동에서 이같은 뜻을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