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선물시장에서는 대규모 매도세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누적 선물 매도량이 작년 8월초 이후 9개월여만에 2만계약을 넘어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5천4백95계약의 선물을 순매도,사흘 연속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이로써 지난 3월12일 이후 외국인의 누적 선물 매도량은 2만3천78계약으로 급증했다. 누적매도량이 2만계약을 넘은 것은 지난해 8월8일(2만1천계약)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향후 5천계약 이상의 선물을 추가 매도할 경우 작년 3월6일의 사상 최대 매도량(2만7천6백계약)을 넘어서게 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주가의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외국인이'베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현 장세를 약세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외국인 선물 투자세력이 지난 18일과 19일 이틀간의 주가 반등을 기술적 반등으로 분석, 선물 매도를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17일 종합주가지수가 5% 넘게 급락하는 동안 선물을 저가에 매수했던 투기세력이 최근 주가 반등을 이용해 차익실현을 위해 선물을 매도한 규모도 상당수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지수 700선 이상에서 주식을 샀던 외국인이 향후 주가 반락에 따른 주식평가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선물을 팔아놓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의 선물 매도를 지난 4월말부터 5월초의 경우처럼 단기간의 주가 급락이 나타날 '전조'로 보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황 연구원은 "최근 선물 거래를 하는 외국인은 2∼3일간의 단기투기 세력이 많아 지수가 급락할 경우 오히려 선물 매수세로 전환해 프로그램 매수 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