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위장' 파견근로 단속 비상 ‥ 노동부 점검대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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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가 원ㆍ하청업체간 불법 위장도급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키로 함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많이 쓰는 자동차 조선 등 대형 제조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들은 노동부의 이번 조치를 민간기업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를 유도하기 위한 신호탄으로 보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동부의 '사내 하도급 점검지침'을 보면 조선업종에 이어 철강과 화학 전자 전기 자동차 등 전 제조업종을 대상으로 하도급을 위장한 파견근로 등을 집중 단속하는 것으로 돼 있다.
지난 98년 도입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는 근로자 파견기간이 최대 2년을 넘길 수 없도록 규정했을 뿐 불법 파견에 대한 세부 기준은 없었으나 이번에 노동부가 상세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민간기업의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정부가 간접적으로 종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노동부 점검지침의 핵심은 자동차 조선 등과 같은 제조업 생산업종과 생산공정 분야에서 하청업체 근로자가 원청업체의 지시를 받아 원청업체 직원들과 같은 장소에 섞여 작업하는 경우를 중점 단속대상으로 정한 것이다.
또 원청업체에서 퇴직한 간부가 도급계약을 맺고 특정분야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하청업체의 경영상 독립성이 결여됐다는 점에서 불법 파견으로 규정했다.
대기업은 노동부의 이번 지침이 대형 사업장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촉진하는 전조가 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초비상이 걸렸다.
울산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동일 사업장 내에서 원ㆍ하청 직원이 함께 일하는 이상 불법 하도급이 아니더라도 업무 편의상 직영이 하청에 업무지시를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면서 "노동부가 천편일률적으로 단속에 들어가면 제대로 경영할 기업이 어디 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 하도급 현실 및 기업 반응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구미의 전자업체 등 거의 대부분 제조업체들이 비정규직을 하도급 형태로 고용해 작업을 분담시키고 있다.
특히 컨베이어를 통해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자동차 업계 등의 경우 원ㆍ하청 직원들이 거의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작업을 하고 있어 노동부 지침대로라면 대부분 불법하도급에 해당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원ㆍ하청간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하청업체 근로자가 원청업체의 지시를 받아 작업하고 원청업체에서 퇴직한 간부가 도급계약을 맺어 특정분야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인데 이것까지 노동부가 불법 파견으로 규정하겠다는 것은 '제조업 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만약 이를 두고 불법하도급 업체로 지정한다면 제조업체로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할 길이 없어진다는 반응이다.
조선업계는 업무 특성상 비정규 근로자라도 장기 고용의 필요성이 높고 도급을 받은 하청업체라 하더라도 원청의 지시를 받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리고 퇴직한 간부들이 하청을 맡아 일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노동부 지침은 대형 제조업체 사업장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기업이 불법하도급 문제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길밖에 없어 사실상 노동부의 이번 지침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는 노동계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 됐다는 지적이다.
울산=하인식ㆍ이태명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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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파견 단속지침 ]
1. 위장도급
-파견대상업종이 아닌 업종에 해당하는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맺고 실제로는 파견사업을 하는 경우
-사업독립성이 없는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맺는 경우
예)자기회사 퇴직 간부가 운영하는 하청업체와 도급계약 체결하는 행위
2. 무허가 파견
:파견근로자법상 허가없이 파견사업을 하는 행위
예)직업소개사업을 하면서 파견사업을 하는 행위
3. 파견근로자법 위반 행위
:파견대상이 아닌 업종에 파견하거나 파견기간(최대 2년)을 위반한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