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베쉬냐코프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지난 9일 폭탄 테러로 숨진 아흐마드 카디로프 전(前) 체첸 대통령의 장남 람잔(28)의 대통령 선거 입후보를 돕기 위한 체첸 헌법 개정에 반대한다고 14일밝혔다. 베쉬냐코프 위원장은 "체첸 국민이 선택한 헌법은 국가 안정과 평화를 보장하는근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그는 또 "우리는 체첸의 법률적 기둥인 헌법을 뒤흔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베쉬냐코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체첸 지도자들이 람잔의 대통령 선거 입후보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없애줄 것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요청한 지하루만에 나와 주목된다. 체첸 의회인 국가위원회와 정부, 종교계 등 각계 대표들은 지난 13일 람잔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헌법을 개정해 달라고 푸틴 대통령에 호소했다. 지난해 3월 새로 채택된 체첸 헌법은 대통령 선거 입후보자의 최저 연령을 30세로 규정하고 있어 이제 28세에 불과한 람잔의 대선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연방 정부는 카디로프 전 대통령 피살 직후 람잔을 체첸내 제2인자 자리에 앉히는 등 체첸 정권을 카디로프가(家)에 세습시키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새로 대두한 헌법상 걸림돌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지 관심이 모아진다. 람잔은 이와 관련, "헌법이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선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정확한 진의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수도 그로즈니 시내 디나모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59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폭탄 테러로 숨진 카디로프 대통령의 후임을 뽑을 대선은 9월 5일께 치러질 예정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