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투자자들이 지난해 5월 상승장 이후 순매수한 국내주식 24조원어치중 10조원가량이 지수 800선 위에서 들어온 물량이다. 지금 지수가 추가 하락하면 누구보다 외국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된다."(굿모닝신한 김학균 연구원) 외국인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급락장에서 "외국인 매물->매수세력 실종->지수급락->외국인 매물"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손실폭을 줄이기 위해 보유주식을 헐값에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강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순매도 기조 속에서도 점차 매수 물량을 늘리고 있는 점을 들어 13일 옵션만기일 이후 다시 매수 우위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도 흘러나오고 있다. ◆외국인 손익분기점은 '791' 김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주식 매수가 본격화된 지난해 5월28일부터 지수대별 가중평균 순매수 규모를 계산해보면 외국인들의 손익분기점 지수대는 791포인트로 11일 종가(791.02포인트)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만약 지수가 추가 하락한다면 800선 위에서 순매수한 외국인들은 손실폭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물량을 내놓을 것이고 이는 지수 급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재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그러나 "단순계산으로 지금보다 추가 하락하면 10조원가량이 손해를 보고 팔 수밖에 없는 물량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쉽사리 매도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수 791선이 강력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종목별로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우증권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50만원 이상에서 9조8천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만약 11일 종가(50만1천원)보다 더 떨어진다면 이익실현을 못한 상당 물량을 손해보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늘어나는 외국인 매수 규모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외국인은 아직 매도 우위지만 최근 들어 매수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온 외국인 매물이 급격히 둔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최근 들어 매도물량만큼 매수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일 3천4백억원어치에 불과했던 매수 규모가 4일 5천8백44억원,10일에는 6천6백58억원으로 늘어났다. 11일에는 매도물량과 엇비슷한 7천억원 이상을 매수했다. 홍 부장은 "수급상으로만 본다면 옵션만기일이 지난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부터는 외국인 매수 우위를 기반으로 지수 반등의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