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해법 찾자] (3) 하도급 많이 쓰는 韓ㆍ日 조선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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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조선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와 일본 조선업계는 하도급 업무를 주로 비정규직에게 맡긴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많다.
그러나 임금 복지 등 근로조건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조선업체들이 일본보다 비정규직에 대해 상대적으로 후한 대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조선 등 일본 조선회사들은 지난 9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조선시장에서 선두를 달려왔다.
하지만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한국의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에 추월당했다.
한국의 조선사들은 외환위기 이후 △유리해진 환율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 △공법개선과 설계유연성 등을 무기로 새로 발주되는 선박의 40% 이상을 수주하고 있다.
이에 일본 조선업계도 라이벌인 한국 조선회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하도급 비중을 늘리는 등 절치부심하고 있다.
◆ 하도급 비율 및 임금 =일본 조선업계 생산직의 경우 도장작업 등에 대한 외주인력 사용 비율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5년 35%에서 2002년에는 65%(수리선 부문은 90% 이상)로 7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국내 조선사의 작년 말 현재 생산직 외주인력 비율 52%(사무직을 포함하면 약 40%)보다 높은 편이다.
하도급 직원의 월급은 미쓰비시중공업의 경우 30~65% 수준, 가와사키조선은 60~70% 정도로 직무 및 기능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조선소들이 일본보다 많은 평균 75% 이상을 준다고 한국조선공업협회측은 밝혔다.
◆ 복지제공과 인력관리 =일본에서 작업복을 하도급사가 지급하는게 일반적이다.
반면 국내에선 대부분 원청회사가 옷을 나눠 주고 있다(대우조선은 예외).
국내 조선소들은 목욕탕 식당 의료시설 등 대부분의 후생복지시설을 하도급 근로자들이 원청사 사람들과 함께 무료(일본은 유료)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 하도급 근로자들은 선물 등 금품을 원청사에 달라고 요구하지만 일본에서 원청사가 하도급회사에 공사대금 말고는 금품을 주지 않는다.
◆ 대책 =국내 조선업계는 한·일간에 하도급 운영 방식이 비슷한 데다 일본보다 복리후생을 우대해 주고 있는데도 근로자들이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주장하는데 대해 난감해 하고 있다.
한국조선공업협회 이병호 부회장은 "비정규직 문제는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생각할게 아니고 글로벌 시각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업계 스스로도 비용이 저렴하고 관리가 편한 하도급 방식을 이용한 파견근로자 불법활용을 시정하고 예방하는 등 노동계의 정당한 요구는 수용할 방침이라고 그는 밝혔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