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인 신일순 육군 대장(57ㆍ육사26기)이 지난 8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현역 육군 대장이 개인비리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된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 탄핵 이후 있을 군장성급 인사를 앞두고 군 전체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의 신호탄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혐의는 =국방부 검찰단(단장 김석영 공군대령)에 따르면 신 부사령관은 사단장과 군단장, 연합사 부사령관 등을 거치면서 부대공금과 위문금, 복지기금 등 1억5천여만원을 전용 또는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군 검찰은 업무상 횡령에다 5백만원의 뇌물수수 혐의도 추가하려 했으나 막판 영장청구 시점에서 이를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 부사령관은 그러나 검찰조사 과정에서 "한 푼도 개인적으로 유용한 적이 없다"며 혐의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 어떻게 밝혀졌나 =신 부사령관의 혐의내용은 군 내부의 투서에 의해 밝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탄핵사태로 지난 4월 예정돼 있던 군 장성급 인사가 늦어지면서 그동안 군 고위급 인사에 대한 각종 비리 폭로와 음해성 투서가 군내에 난무했던게 사실이다. 신 부사령관 건도 군 검찰이 이 투서를 단서로 조사에 착수해 혐의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그러나 일부 투서는 진급경쟁을 의식한 근거없는 음해성인 것으로 드러나 조영길 국방장관이 최근 음해성 투서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하라고 지시했을 정도였다. ◆ 향후 파장은 =이번 신 부사령관의 구속은 창군 이래 대장급으로는 처음이어서 참여정부의 군사정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 부사령관의 혐의 내용 자체가 그 동안 군 내부에서는 '관행'으로 여겨져 온 일이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군 수뇌부를 포함한 군 고위층 전체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군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그 동안의 군내 관행을 문제삼아 현역 육군 대장을 조사 사흘 만에 구속시킨다면 어느 누가 자유롭겠냐고 항변하고 있다. 이미 작년 4월 신 부사령관의 대장 진급 심사과정에서 같은 사안을 놓고 치밀한 내사가 이뤄졌으나 별 문제없이 정리됐는 데도 익명의 투서만을 갖고 현역 대장을 사법처리로 몰아 가는 것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더욱이 대미 군사외교의 최고위급 채널인 신 부사령관을 '파렴치한 인물'로 매도하는 것은 스스로 한국군의 품위와 위상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 신일순은 누구 =전남 광주 출신. 육사 26기로 미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미군지휘참모대학을 나왔으며 육군 28사단장, 3군단장, 교육사령관, 육군 참모차장 등을 지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