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품 줄고 구상회화 강세 .. 시카고아트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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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의 미시간 호수에 위치한 네이비 피어(Navy Pier)에서 지난 8일(한국시간)개막된 제12회 시카고아트페어는 그동안 강세를 보여왔던 사진예술이 크게 줄어든 반면 회화,특히 구상계열의 평면회화 작품이 많이 출품된 게 특징이다.
토머스 블랙맨조직위원장은 "지난해 출품된 2천여점 가운데 사진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10년째 시카고아트페어에 참가해 온 박영덕화랑의 박영덕 대표는 "사진이 줄어들고 평면회화 중에서도 구상작품이 많이 늘어난 것은 최근 국제 미술시장의 흐름이 '전통회화로의 복귀'임을 나타내는 징후"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뉴욕 낸시 호프만 갤러리를 비롯해 뉴욕과 시카고에 화랑을 갖고 있는 리처드 그레이 갤러리,런던 '허쉴 & 애들러' 갤러리 등 구미 화랑들이 출품한 작품의 상당수가 구상작품들이다.
특히 알렉스 카츠의 여인 초상작인 '비비안',데이비드 호크니의 정물 초상화,여성의 얼굴과 몸통을 과장되게 표현한 페르난도 보테로의 '델피나' 등 초상화들이 많이 출품돼 눈길을 끌었다.
'구시대의 유물'쯤으로 여겨졌던 초상화나 정물화가 다시 등장한 것은 현대 미술의 관심이 점차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아트페어에는 현대 미술을 리드하는 뉴욕과 유럽의 유수 화랑 20여개가 참여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판매 작품도 1만달러 이하의 저렴한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조직위측은 올해 총 거래금액을 6천만달러로 잡고 있지만 11일 폐막 때까지 실제 판매금액은 예년 수준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박영덕화랑 박여숙화랑 카이스갤러리 표화랑 금산갤러리 쥴리아나갤러리 등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개 화랑이 참여했다.
시카고=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