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들 '탈출구'가 없다 ‥ 변협 '2003년 인권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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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청년실업자, 신용불량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 신(新)빈곤층이 급증하고 있다.
아동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침해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들은 사회안전망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사각지대에서 허덕이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신빈곤층' =대한변호사협회가 최근 발간한 '2003년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직접적인 사회보장혜택을 받는 1백30만명(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수급권자)을 포함해 최소 3백만명이 넘는 실질 빈곤층이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변협은 비정규직 노동자도 2002년 8월 7백72만명에서 지난해 7백84만명으로 늘었지만 월 임금은 정규 노동자의 52.9%에서 51%로 줄어 들었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료 체납으로 보험급여가 정지된 가구는 1백39만가구로 전체 가구(약 2천3백16만가구)의 6%에 달했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못내는 사람도 5백46만명으로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약 1천6백44만명)의 33.2%를 차지했다.
지난해 서울지방법원 파산부에 접수된 소비자파산 신청건수도 무려 1천8백여건에 달해 2001년의 3백41건, 2002년의 5백94건보다 3~5배 이상 늘었다.
신용불량자도 2000년 2백8만명, 2001년 2백45만명에서 작년 상반기에만 3백35만명으로 급증했다.
극심한 가난을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는 '생계형 자살'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작년 '생계형 자살'은 하루 3명꼴로, 2000년 7백86건, 2001년 8백44건, 2002년 9백68건 등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아동 여성 노인 등에 대한 인권 침해 심각 =원광대 경찰행정학과 이순래 교수가 최근 발표한 '한국의 범죄피해 실태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결혼 후 1회 이상 폭력피해를 겪은 여성은 조사대상자의 40%, 조사시점 기준 최근 1년 간 폭력 경험자는 30%에 달했다.
아동 피해의 경우 2002년 전국 17개 아동학대 예방센터에 신고 접수된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가장 빈번한 유형은 방임과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의 순이었다.
이 교수는 "1주일에 1회 이상 학대를 가하는 것을 만성적 아동학대라고 봤을 때 전체 피해 아동의 71.3% 가량이 만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노인학대의 경우 한국형사정책연구원(1995)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1999)의 실태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의 43% 가량이 매일 학대를 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대 유형은 △언어적 학대 △심리적 학대 △방임 △경제적 착취 순으로 나타났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