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은 2002년 12월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포로수용소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 25건 등 35건의 포로 학대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왔으며 이 가운데 2명의 이라크 포로가 미군과 정보 요원에의해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군 고위 관리들이 4일 밝혔다. 미군의 이번 발표는 바그다드 인근에서 운영중인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이라크 포로들이 벌거벗겨져 치욕스런 자세를 강요당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조지 부시행정부가 난관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조지 케이시 미 육군 참모차장은 "미군범죄수사대(CID)가 2002년 12월 이후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역(戰域)에서 자행된 총 35건의 포로 학대 사건을 수사해왔다"고 밝혔으며 도널드 라이더 육군 헌병사령관(소장)은 이 사건들이 현재 논란을일으키고 있는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자행된 것과는 별개의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더 소장은 2002년 12월 이후 25건의 포로 사망 사건과 10건의 폭행 및 다른학대사건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왔다고 밝혔다. 이날 육군이 발표한 포로 사망 사건은 ▲사인 미확인 또는 자연사로 인한 수사종결 12건 ▲대부분 이라크에서 발생된 것으로 수사 진행중인 사안 10건 ▲돌팔매질을 했다는 이유로 이라크 포로 1명을 살해한 미 장병 1명과 다른 이라크 포로 한명을 살해한 중앙정보국(CIA) 계약직 수사관 사건 ▲탈주를 기도한 포로 1명 사살 등25건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 포로 살해과정에서 폭력을 과다하게 사용한 것으로 판명된 미 장병 1명은 강등과 함께 전역 조치됐으며 CIA 계약직 직원이 연루된 사건은법무부로 이관됐다고 육군은 밝혔다. 특히 CIA 계약직 직원의 포로 살해는 현재 포로 학대 행위로 논란이 빚어지고있는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지난해 11월 3일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역시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발생한 탈주중인 포로 사살 행위는 정당화됐다. 미 육군 대변인 조 커틴 대령은 수사가 진행중인 10건의 포로사망사건 가운데한건은 성폭력과 관련됐으며 나머지는 단순 폭력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성폭력에 희생된 포로의 성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육군의 수사발표에 앞서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군에 의한 이라크 포로 학대행위를 비난하고 책임자들을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같은 행위에 가담한 자는 명예롭게 봉사하고 있는 동료들과조국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같은 포로학대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비미국적인 것으로 합당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발생한 사건은 전세계 미군의 이미지에 "근본적으로 단연코 도움이 되지 못하는 매우 유해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사건이별개의 사건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내 포로 학대 사건이 "전혀 미국의 기질에 맞지 않는 것으로 모든 미국인을 경악시켰다"면서 "정의가 구현되고 이같은 행위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주둔 미군은 이날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내 이라크 포로의수를 절반으로 감축하고 포로의 머리를 보자기로 뒤집어 씌우는 등 치욕감을 불러일으키는 심문기법은 사용치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군의 이날 발표는 이미 풀려난 이라크인들이 폭행과 잠안재우기, 수시간동안보자기를 쓴 채 심문자 앞에 꿇어 앉기 등 미군의 포로 학대 행위를 추가로 폭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군은 이에 따라 장병들에게 보자기 대신 눈가리개를 사용하고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심문 방법인 잠안재우기 고문을 사용할 때는 사전에 허가를 받도록 지시했다고밝혔다. 이라크내 미군 수용소들에 대한 총 감독관으로 최근 임명된 제프리 밀러 소장은이번 신문기법 전환은 포로들을 인도적으로 대우하면서 "최대한의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내 포로의 수를 현재의 3천800명에서 2천명 이하로줄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바그다드 AP.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