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2라디오(해피FM.106.1㎒)의 대표적 심야프로그램인 '밤을 잊은 그대에게'(밤 12시~2시)가 9일로 방송 40주년을 맞는다. '밤을…'는 1964년 5월 9일 라디오서울(RSB)을 통해 첫 전파를 탄 이후 TBC(동양방송)를 거쳐 1980년 언론 통폐합으로 KBS에 흡수돼 오늘에 이르렀다. 웬만한 장수 TV 프로그램이 20년 남짓이고 경쟁 프로그램인 MBC라디오의 '별이 빛나는 밤에'도 1969년 첫 방송이 됐으니 '밤을…'는 라디오와 TV를 통틀어 현존하는 최장수 프로그램인 셈이다. 첫 DJ인 이성화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70년대 양희은, 서유석, 황인용 등에 이어 80년대 송승환, 배한성, 전영록, 최수종, 하희라 90년대 변진섭, 손무현, 김지수, 김정은과 현 진행자인 신애라에 이르기까지 30여명의 스타급 진행자가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70년대만 해도 라디오 진행자는 작가가 써준 원고를 시낭송 하듯 읽는 수준이었죠. DJ의 개성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 아마 '밤을…'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1975년부터 7년 동안 마이크를 잡은 이 프로그램의 최장수 MC 황인용씨가 들려주는 프로그램에 대한 소감이다. 학창시절 서유석 양희은씨가 진행하는 이 프로를 청취하며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송승환씨는 "진행섭외를 받고 가장 떨린 게 이 프로그램"이라며 "전영록의 '종이학'이 히트하면서 매일 사과상자 3~4분량의 종이학 선물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며 웃었다. '밤을…'는 40주년을 기념해 8일 오후 6시 여의도 KBS홀에서 40주년 기념 특집공개방송을 가질 예정이다. 신애라와 가수 변진섭이 공동진행할 이번 공연에는 박상민, 엄정화, 박효신, 왁스, 김범수, 유리상자 등 인기가수들이 함께 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